3일 지병으로 세상을 뜬 홍콩 여성 갑부 니나 왕(王如心ㆍ사진)의 4조원에 달하는 재산이 전속 풍수전문가의 손에 들어가게 생겼다고 중국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언론들은 18일 왕의 장례식이 끝난 뒤 공개된 왕의 유언장(2006년 10월 작성)이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왕은 유언장에서 소유 재산(42억달러 상당)과 이 재산으로 인한 증식 재산 모두 자신을 위해 풍수를 봐왔던 토니찬(陳振聰ㆍ47)에게 맡긴다고 밝혔다.
왕은 “토니는 적절하게 내 재산을 분배하고 사용할 것으로 믿는다”며 신뢰를 표시했다. 결국 왕이 소유했던 부동산 회사인 차이나켐 그룹이 풍수 전문가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홍콩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의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 토니는 홍콩 정치인과 경제계 인사에게 이따금 풍수를 봐주는 인물로 알려졌다. 토니와 왕을 함께 만난 적이 있는 홍콩 재계 인사는 “왕이 토니를 매우 신뢰하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왕의 가족들은 19일 법원에 왕의 부동산은 자신들의 소유라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편 유언장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2002년 왕이 작성했던 또 다른 유언장도 공개됐다. 2002년 당시 왕은 유엔 사무총장, 중국 총리, 홍콩행정장관 등이 참여하는 자선재단을 만들어 이 재단에 전 재산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물론 2006년 유언장이 합법적인 것이라면 2002년 유언장은 효력이 없다.
홍콩 언론들은 2006년 유언장의 효력을 두고 왕의 가족들과 토니찬 간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상하고 있다. 니나 왕은 부동산 재벌이던 남편이 1990년 납치돼 실종된 뒤 시아버지와의 법정다툼 끝에 차이나켐 그룹을 넘겨받았으며 이후 탁월한 사업 수완을 발휘, 2004년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 여성 갑부로 뽑혔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