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학생을 단지 말썽꾼(bully)이라고 생각했다”
조승희씨에게 영시작성법을 가르쳤던 버지니아공대 영문과 니키 지오바니 교수는 19일 버지니아공대 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씨를 “수업시간에 불필요한 말썽을 일으키는 학생”으로 기억했다.
지오바니 교수의 말을 종합하면 조씨는 전형적인 문제 학생이었다. 지오바니 교수는 “그가 항상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수업시간에 벗으라고 요구했다.
그에게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으라고 잔소리하는 것이 수업 시작 전에 해야 하는 의식이었다”고 강의 태도를 설명했다.
같이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조씨가 휴대폰 카메라로 자신들을 찍어 저장해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그와 함께 있는 것을 불편해 했다고 한다. 지오바니 교수는 자신이 직접 불러 꾸짖은 뒤에야 조씨가 이 같은 행동을 그만두었다는 것이다.
지오바니 교수는 “수업시간에 영시를 작성해 발표하게 하면 그는 늘 신체부분이나 ‘분홍색 팬티’와 같은 주제로 시를 써 학생들을 기분 나쁘게 했다”며 “나는 조씨가 학생들을 위협하고 모욕을 주기 위해 고의로 그 같은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번은 지오바니 교수가 시를 수정할 것을 지시했으나 조씨는 세 차례나 똑같은 시를 그대로 제출하며 ‘반항’했다. 이 일이 있은 뒤 그는 조씨를 만나 자신의 수업을 듣지 말고 다른 강좌로 옮길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했다고 지오바니 교수는 회상했다.
지오바니 교수는 결국 영문학과에 조씨의 행태를 알리고 조씨가 자신의 수업수강을 중단하지 않으면 자신이 그만두겠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당시 영문학과 학과장이었던 루신다 로이 교수가 조씨에게 수업 대신 자율학습을 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지오바니 교수는 “나는 그 학생이 수업을 방해한다고 생각했지, 폭력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번 사건을 사전에 막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대학신문은 조씨가 범행 9일전인 7일 시속 25마일 구간에서 시속 44마일로 과속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내달 23일 법원에서 약식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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