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손학래 사장이 지난 12일 자사의 에베레스트 원정대 격려차 현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구조용도 외에는 이용할 수 없도록 된 헬기를 타고 베이스캠프에 도착, 각국 원정대로부터 빈축을 샀다.
19일 현지의 한국 등반객들에 따르면 손 사장은 12일 문모 노조위원장 등과 함께 군용 헬기를 타고 에베레스트 해발 5,360m 베이스캠프에 도착, 원정대를 격려한 뒤 다시 헬기를 타고 내려왔다.
앞서 네팔 정부는 에베레스트에서의 무분별한 헬기 이용을 막기 위해 구조용도 외에는 헬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각국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손 사장은 현지에 머물고 있는 20여개국 30여개 원정대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한국인 등반객 이모(37)씨는 “각국 원정대원들이 헬기가 베이스캠프에 나타나자 큰 사고가 난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나중에 한국도로공사 격려단이 방문했다는 얘기를 듣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현지 사정에 밝은 또 다른 등반객은 “헬기 이용이 갈수록 힘들어지면서 이용료도 올라 왕복 이용에 상당한 금액을 줘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국산악연맹 관계자도 “한 달 전쯤 네팔정부로부터 구조용 외에는 헬기 이용을 불허하니 참고하라는 공문을 받았다”면서 “이를 무시하고 헬기로 현지를 방문한 것은 결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측은 “13일 네팔정부와 도로기술지원협약식을 앞둔 상황에서 네팔정부가 먼저 도로공사 원정대를 찾아보라고 제의해 군용헬기로 베이스캠프를 방문하게 됐다”면서 “네팔정부는 비행을 금지했다는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추가비용 부담도 일절 없었다”고 해명했다.
손 사장은 7일 출국해 7박8일 현지에 머문 뒤 14일 귀국했다. 도로공사 원정대는 한국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과 노사 무분규 20년을 기념해 5월6일 에베레스트를 등정할 예정이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네팔)=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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