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는 올드보이?”
미 언론은 19일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씨와 한국영화 <올드보이> 를 연관지었다. 올드보이>
뉴욕타임스는 이날 “조씨가 NBC에 보낸 사진 중 망치를 들고 있는 장면이 영화 올드보이에 나오는 주인공의 자세와 흡사하다”며 “어둡고 음울한 영화 줄거리를 살펴보면 조씨의 범행동기를 추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찬욱 감독, 최민식 주연의 <올드보이> 는 2004년 칸느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영화로, 평범한 직장인이 퇴근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잡혀가 영문도 모른 채 15년 동안 골방에 감금된 상태로 군만두만 먹고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순진하던 주인공은 억압된 환경에 의해 점차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피의 복수를 준비하고, 마침내 파국을 맞게 된다. 올드보이>
사진 속의 조씨는 잔뜩 찡그린 표정으로 망치를 두 손으로 움켜진 채 누군가를 노려보고 있다. 검은색 옷, 망치, 적의에 찬 표정 등이 영화 속 주인공을 모방한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할 만큼 유사하다.
뉴욕타임스는 한 영화 평론가의 말을 인용해 “영화에 등장하는 가학적인 폭력장면과 등장인물의 잔혹한 죽음이 컬트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에게 호소력이 있었다”며 조씨가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 같은 분석은 버지니아공대 폴 해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의 제보를 통해 나왔다. 해릴 교수는 방송에서 조씨가 NBC에 보낸 사진을 접한 뒤, “조씨가 왜 그런 끔찍한 일을 했는지 밝히는 데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뉴욕타임스에 두 장면의 유사성을 알려왔다.
이에 대해 <올드보이> 제작사인 쇼이스트 측은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지로 끼워 맞춘 주장에 불과하다”며 “그럼 총을 든 조씨의 사진이 영화 <택시 드라이버> 와 비슷하다는 주장은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반문했다. 택시> 올드보이>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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