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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지방자치경영대전] 충남 보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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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지방자치경영대전] 충남 보령시

입력
2007.04.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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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천북면 궁포리. 홍성과 보령간 바다를 막아 만든 홍보방조제 안쪽 수백만평이 갈대로 뒤덮여 있다. 갈대를 젖히고 조금 파내자 밀가루보다 고운 진흙이 손에 잡힌다. 이곳이 보령의 효자노릇을 하는 머드(바다진흙) 원료채취장이다.

머드는 피부노화를 방지하는 천연미네랄 등 각종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피부에 활력을 주는 광물질이 풍부하여 피부를 탄력 있게 만들어준다. 항균작용도 있어 화장품원료와 피부관리 의류염색 사우나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보령시가 머드 산업화에 나선 것은 1996년.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이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양질이라는 데 착안, 수입대체용으로 개발하면 충분한 수익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는 즉시 지역내 머드를 채취해 대학 연구기관에 성분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각종 미네랄과 광물질이 이스라엘 사해나 러시아 바이칼호의 머드보다 더 풍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화에 자신감을 얻은 시는 바로 제품생산에 들어갔다. 우선 자체 생산보다 원료를 채취해 화장품 회사에 외주를 주어 생산했다. 머드분말을 활용한 팩과 비누 샴푸 등을 생산하고 1997년에는 클렌징 크림과 썬오일, 썬크림 등을 개발했다.

시는 2001년부터 주포산업단지에 원료 처리공장과 비누 제조공장을 만들어 비누와 머드 파우더 등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한달 생산량은 10만개 가량으로 일반판매는 물론, 조달청과 고급호텔 등에 납품을 하고 있다. 화장품은 국내 유명 화장품 제조회사와 제휴를 통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하고 있다.

머드 화장품효능이 알려지면서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일보 주최 대한민국특산품 대전에서 ‘머드랑 화장품’이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머드 화장품 매출액은 20억원으로 1996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만에 10배나 증가했다. 이제까지 총 매출액은 120억원 앞으로 시 재정수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광과 박상길 경영사업담당은 “이제 시설투자가 끝났고 원료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는 것만 남았다”며 “올해 5억원을 농어촌진흥기금 조성사업에 출연하는 등 수익금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보령 머드축제는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잡았다. 매년 여름 대천해수욕장에서 1주일간 열리는 축제는 마사지와 장애물놀이, 씨름 등 다양한 체험으로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 해에 축제를 찾은 인원만 외국인 4만4,000명을 포함하여 172만명에 이른다.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엄청나 교통 숙박비 등 직접적인 소비와 간접적인 파급효과가 4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용우 관광과장은 “머드는 이제 보령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며 “화장품 등은 물론 쌀과 축산물 등에도 머드를 공동 브랜드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신준희 보령시장/ "美 화장품원료집에 등재… 세계시장 진출 발판"

"이제 세계속의 머드로 진출할 차례입니다."

신준희 시장은 머드사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정치인 출신인 그는 민선 2기 단체장에 당선되던 해 머드축제를 시작해 머드가 보령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는 머드축제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면서 제품생산을 위한 시설투자에 힘썼다. 2001년 자체비누공장을 설립해 생산에 나서 외부에 위탁 생산할 때보다 시장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매출액을 크게 늘렸다.

머드사업에 대해 그는 "아무도 관심이 없던 바다진흙에서 특산품을 만들어 낸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단계로 발전시켜 지방경영행정의 모델이 되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3기에 낙선한 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신 시장은 "투자가 거의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며 "농어촌 진흥은 물론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장학금으로 쓰는 등 수익금의 다각적인 활용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미국 국제화장품 원료집에 머드가 등재되면서 세계로 뻗어나갈 발판도 마련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보령=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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