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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여자' 김수현, 불륜드라마를 재구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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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여자' 김수현, 불륜드라마를 재구성하다

입력
2007.04.1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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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수현! 그가 쓰면 불륜도 다르다.

지상파 3사가 아침부터 밤까지 불륜 드라마를 쏟아내는 가운데 작가 김수현의 <내 남자의 여자> (SBS)가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불과 4회 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17일에는 TNS미디어 코리아기준 전국시청률 20.%까지 기록했다.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이 풀어가는 불륜이 어떻길래 처음부터 시청자들을 사로 잡을까.

'틀을 깨다' 아슬아슬 시간끌기 No! 첫회부터 불륜 들통

김지수(배종옥)의 오랜 친구 이화영(김희애)이 김지수의 남편 홍준표(김상중)와 불륜에 빠진다는 설정 자체는 신선하지 않다. 그러나 보통의 불륜 드라마는 남녀의 불륜을 밝힐 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끌고 가며 시간을 끄는 것이 대부분이다.

반면 <내 남자의 여자> 는 첫회에 지수의 언니 김은수(하유미)에 의해 두 남녀의 불륜이 밝혀지고, 4회 만에 이화영이 김지수에게 스스로 불륜사실을 털어놓는다.

또 그저 ‘머리끄댕이’나 잡던 기존 불륜 드라마 속 여자들의 싸움과 달리 이화영과 김은수는 서로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프라이팬으로 머리를 내려친다.

기존 불륜 드라마의 관습에서 벗어난 파격적이고 속도감 있는 전개가 시청자들에게 느슨해질 틈을 주지 않는다.

'독특한 시각' 아름다운 불륜 아닌 현실 보여줘

김지수가 불륜을 알기 전, 이화영과 홍준표는 마치 비극적인 연인들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자신들의 관계에 슬퍼한다. 하지만 불륜이 밝혀지자 홍준표는 김지수와 이화영 사이를 오가며 자기 변명하기에 바쁘다.

또 김은수는 김지수가 이혼하겠다고 하자 김은수는 이혼을 말리며 “밥벌이를 해야 꿈을 꿔보지”라며 경제력이 없는 전업주부의 현실을 말한다.

기존 불륜 드라마들이 ‘아름다운 불륜’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당사자는 ‘사랑’이라 믿지만 결국 ‘변명과 상처’만 남는 사랑과 현실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내 남자의 여자> 는 불륜을 저질렀다는 그 자체보다 불륜이 당사자와 그들의 가정, 주변사람에게 끼치는 현실을 김수현 특유의 날카로운 대사로 드러내고 있다.

'무엇을 보여줄까' 김수현마저 불륜 드라마냐 비판도

그러나 아직 드라마가 초반인 상황에서 김수현 작가가 불륜을 선택했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로 “김수현만의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보여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거나 “김수현마저 불륜을 소재로 한 것이 아쉽다”는 의견도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왜 불륜을 집어넣었는지도 모르겠는, 그저 많은 조미료의 하나로 동원되는 ‘불륜 이야기’들이 갑갑해서 시작한 ‘이야기’”라며 다른 작품과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지상파 3사가 아침부터 밤까지 불륜 드라마를 내보내는 요즘, 김수현 작가는 <내 남자의 여자> 을 통해 분명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려 한다. 아직은 그 실체가 무엇인지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강명석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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