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와 관련, ‘이스마일 도끼’(Ismail Ax)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마일 도끼는 범인으로 알려진 조승희씨가 기숙사에서 2명을 사살한 직후 자기 방으로 돌아와 팔뚝에 새긴 말로, 범행 동기에 대한 직접적인 단서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이슬람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슬람 교리에 따르면 이스마일(기독교의 이스마엘)은 이브라힘(기독교의 아브라함)의 아들로, 이슬람교도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이브라힘은 우상 숭배를 없애기 위해 도끼를 들고 작은 우상을 모두 깨뜨린 뒤 큰 우상의 목에 걸었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스마일 도끼는 ‘종교적인 처형’을 의미한다고 한 네티즌은 해석했다. 실제로 조씨는 학생들을 벽에 세워두고 처형하듯 총을 난사했다고 전해진다.
조씨가 영문학도라는 점에 착안해, 제임스 쿠퍼의 소설 ‘대평원’에 나오는 주인공 이스마엘 부시를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다. 문명탈출을 시도하는 주인공 이스마엘은 총과 도끼를 들고 대평원을 넘는다. 따라서 조씨가 남긴 이스마일 도끼는 미국 백인문명을 파괴하고 탈출하고 싶은 조씨의 욕망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그밖에 망명자, 추방자를 뜻하는‘Ishmael’과 비슷한 단어를 사용해 조씨가 자신의 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부터, 자신을 배신한 여자친구의 새 남자친구 이름이 이스마일일 것이라는 분석까지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시카고트리뷴은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에서 TV 수리점을 운영하는 레이먼드 패터슨이 18일 조씨의 팔뚝에 ‘이스마일 액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는 보도를 접한 지 5분 만에 이스마일액스 닷컴을 도메인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패터슨은 “이 사이트를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 희생자들의 추모 사이트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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