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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이 다시 쌀 지원을 받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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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이 다시 쌀 지원을 받으려면

입력
2007.04.1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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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ㆍ13 북핵 합의사항 이행이 지체된 상황에서 13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오늘부터 평양에서 열린다. 북핵 상황과 관련해 경협위 참석 여부를 고민하던 정부가 일단 남북 간 합의는 지키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바람직한 선택이다.

그러나 경협위에서 다룰 핵심 의제인 쌀 차관 40만 톤 제공은 영변 핵 시설 폐쇄 등 초기조치 이행 여부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추진할 일이다.

우리는 원칙적으로 대북 식량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남북 철도연결과 경공업 자재지원ㆍ지하자원 상환 등의 다른 분야 경협도 큰 틀의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꾸준히 확대해야 할 과제다.

또 2ㆍ13 합의 초기조치 이행이 마카오 BDA 은행에 묶인 북한자금 문제 때문에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북한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따라서 쌀 차관과 경협을 북핵 상황과 직접 연계시켜 계속 유보상태로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

미국은 북한자금 동결조치를 10일 해제했으나, 북한이 이 돈을 국제금융시장에서 자유로이 옮기고 쓸 수 있도록 '불법자금' 규정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북한이 추가적 보장을 요구하거나, 동결 해제가 당초 약속보다 한 달 가까이 지연된 점을 들어 초기조치 이행을 미루는 것을 무작정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북핵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국민여론을 외면한 채 남북관계 진전만을 바라고 쌀 지원과 경협을 서두를 수는 없는 것이 정부가 처한 딜레마이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정부는 경협위에서 북한 스스로 쌀 지원과 경협에 유리한 여건을 만드는 데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쌀 지원 원칙에 일단 합의하되, 초기조치 이행 여부를 지켜보며 추진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못박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남북관계 진전과 경협 확대의 추진동력은 살려나가면서, 이를 위해서는 북한도 과거와는 다른 자세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치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모처럼 얻은 생존의 활로를 스스로 막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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