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6개월동안 40배 폭등' 피라미드식 신종 주가조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6개월동안 40배 폭등' 피라미드식 신종 주가조작

입력
2007.04.16 23:36
0 0

700개가 넘는 계좌를 다단계 방식으로 동원, 1,500억원 규모의 주가 조작을 한 ‘피라미드식’작전세력이 적발됐다. 더욱이 증권사와 상호저축은행까지 주가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상승랠리를 타고 있는 코스닥시장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강찬우)는 16일 주가가 6개월 동안 40배 가까이 치솟은 코스닥 상장기업 L사 등 최소 2~3곳에 대해 시세조종 행위가 이뤄졌다는 단서를 잡고 관련 주식계좌 9개에 대해 13일 추징보전 조치했다고 밝혔다. 계좌에 대한 추징보전은 계좌 내 주식이나 현금을 매도하거나 인출할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 검찰이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해 수사 초기에 관련 계좌를 동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징보전 조치는 검찰 수사가 끝난 뒤 범죄수익을 임의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게 일반적이지만, 조사기간 중에도 주가조작이 진행돼 추가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이례적으로 관련 주식계좌를 동결시킨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코스닥 작전세력은 현금 1,500억원을 동원, 728개 증권계좌를 통해 지난해 10월23일 주당 1,250원이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L사 주가를 계좌가 동결된 13일 기준 4만8,950원까지 약 40배나 끌어올렸다. 검찰은 이들이 ‘다단계 피라미드’ 방식으로 투자자금을 모은 뒤 주식을 매입해 차익을 챙기고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다수의 일반투자자에게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뒤 매매주문을 집중, L사 주가를 기록적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이후 주가조작 세력은 이 같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또 다시 자금모집에 나서게 되고, 1차로 참여했던 사람들도 투자자 모집에 나서게 되는 구조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2~5일간 사용한 뒤 다른 계좌로 옮겼으며, 단말기가 접속된 인터넷주소를 파악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일부 대출모집업체가 시세조종 혐의자들에게 상호저축은행의 주식담보대출을 알선, 해당 주식을 집중 매집토록 도와준 정황도 포착했으며 일부 증권사도 시세조종세력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광철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금도 주가조작이 계속 이뤄지고 있고 관련 계좌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일단 긴급조치를 취했다”면서 “수사가 진행되면 주가조작 규모나 이들이 챙긴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검찰은 주가 조작 가담자들의 신병 확보에 나서는 한편, 범죄수익이 발견되는 대로 추가 추징보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최영윤기자 daln6p@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