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 그게 정말입니까?”
대한육상경기연맹(이하 연맹) 서상택 총무이사는 16일 오후 안동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을 받은 뒤 귀를 의심했다. 이날 안동에서 열린 제62회 전국대학선수권대회 겸 제24회 하계유니버시아드 육상대표 선발전 남자 100m 예선에서 손해성(동아대) 박평환(조선대) 조영욱(한국체대)이 각각 10초24, 10초29, 10초31로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것이었다.
한국 남자 100m 기록(10초34)은 동아대 서말구(현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1979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세운 뒤 28년째 깨지지 않은 ‘불멸의 기록’이다.
그런 마당에 10초34를 깬 선수가 한꺼번에 3명이나 나왔다고 하니 믿기 어려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연맹은 급히 안동으로 전화를 걸어 정밀 측정 등을 통해 공인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회를 주최한 한국대학육상경기연맹은 오후 3시 남자 100m 결승이 끝나기가 무섭게 시스템 점검 등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 출발 신호를 알리는 전자총 감응 시스템의 오작동(순간 멈춤)에 의한 계측 오류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날 손해성 등의 기록은 한국기록으로는 인정 받을 수 없게 됐다. 손해성은 결승에서 10초72, 박평환은 10초73, 조영욱은 10초72를 기록했다. 우승은 10초64를 뛴 김진국(성균관대)이 차지했다.
서상택 이사는 “이날 100m가 열린 경기장은 국제대회를 치를 수 없는 ‘2종 경기장’이라 이런 해프닝이 빚어진 것 같다. 앞으로 이 같은 경기장에서 대회를 치를 경우 유선전자계측장비를 의무화 하도록 연맹 산하 각 단체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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