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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제는 근대문학이다/ 유희석 첫 평론집 ‘근대 극복’ 화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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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제는 근대문학이다/ 유희석 첫 평론집 ‘근대 극복’ 화두 들어

입력
2007.04.1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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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소설가 박태원은 1934년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을 발표하며 “조이스의 <율리시즈> 를 두고 ‘그것이 새롭다는, 오직 그 점만을 가지고 과중 평가할 까닭은 없다”고 당당히 밝힌 바 있다. 이미 당시 한국 문학, 특히 소설 장르는 외국의 모더니즘 예술론이 이룩한 성과가 버겁지 않을 수준의 주체적 의식에서 상당한 성과를 축적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방증한다.

문학의 근대 문제가 새삼 조명되고 있다. 평론가 유희석 씨는 첫 평론집 <근대 극복의 이정표들> (창비)에서 ‘근대 극복’이란 화두를 들고 나왔다.

근대 문학이란 자본제 국민 국가를 전제로 하는 만큼, 그 나라 국어와 문화적 자의식이 요구된다. ‘얼치기 개화꾼’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이상 등 특출한 식민지 작가에서 김수영, 기형도 등에 이르기까지, 유 씨는 식민지와 급박한 근대화 경험 등 한국 특유의 역사적 시간들이 문학적으로 어떻게 수용돼 왔는지를 밝힌다.

때맞춰 원로 평론가 김윤식(71) 씨의 새 저작, 소장 학자들의 연구 단체인 민족문학사학회의 연구 성과물 또한 근대 문제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시키고 있다.

최근 평론집 <문학사의 새 영역> (강)을 저서 목록에 추가한 김 씨는 1930년대부터 해방까지의 시기를 집중 점검하고 언어의 정체성 문제를 첨예하게 겪어야 했던 당시 풍경 속으로 21세기 사람들을 데려간다.

그는 피지배 민족으로서의 열등 의식을 벗어나려던 당대 작가들의 현실적 방법론을 열거해 보인다.

한국 문학 암흑기의 문인들의 선택은 ▦민족을 초월하는 사랑 ▦인격 분열적 상황으로 치닫는 혼혈 문제 ▦미의식에의 탐닉 등 세 가지 양상으로 치달았다는 것이다. 또 그 공간에서 씌어진 국적 불명의 글쓰기 행위는 장차 포스트 콜로니얼(탈식민지) 문학 연구의 실천 장일 것이라는 예측도 제시된다.

그는 또 11일부터 예술ㆍ인문학 교육 전문 사이트인 아트앤스터디(www.artnstudy.com)의 <한국 근현대 문학사 온라인 강좌> 를 통해 식민 치하의 친일 작가 문제 등 한국 문학의 정체성 문제를 박학과 입담으로 풀어가고 있다.

이에 앞서 <일제 말기 학병 세대의 체험적 글쓰기론> (2007년) 등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붓놀림을 멈출 줄 모르는 노학의 지칠 줄 모르는 활동은 후학의 귀감이다.

한편 민족문학사학회가 펴내는 잡지 <민족문화사연구> 는 이번 호에서 근대 문학을 관류하는 문제점들을 짚어 보인다. 1930년대 후반 들어 한국 문학의 뚜렷한 경향을 이루는 허무주의 소설들은 지식인의 과잉 자의식과 함께 근대 소설의 계몽주의적 전통과도 긴밀하게 연계돼 있었다는 주장(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정홍섭 연구원) 등이 눈에 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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