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베르사체’를 놓고 이탈리아 업체와 미국 업체가 우리 법정에서 벌인 상표권 다툼에서 법원이 이탈리아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이탈리아의 ‘지아니 베르사체’사가 미국 상표 ‘알프레도 베르사체’를 사용하는 국내 업체 W사를 상대로 낸 상표사용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에게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지아니 베르사체는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의 이름을 상표로 한 것으로 82년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한 뒤 94년부터 국내 업체를 통해 의류제품을 판매했다. 반면 알프레도 베르사체는 미국 패션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것으로 97년부터 귀걸이, 팔찌 등 장신구에 상표를 사용했고 98년에는 특허청에 상표도 등록했다. 지아니는 알프레도가 자신들의 고가 정책과는 달리 중저가 공세를 펼치며 시장을 잠식하자 “저명한 상표에 편승해 부정경쟁행위를 하고 있다”며 99년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의 상표는 원고의 것과 마찬가지로 베르사체로 호칭될 수 있어 수요자에 오해를 줄 우려가 있는 유사상표”며 “피고는 저명한 상표의 이미지에 편승해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상표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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