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이 절정을 향하고 있다. 마침 과학의 날(21일)도 다가오고 있다. 나들이 재미와 배우는 보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과학의 달 4월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과학 축제가 열린다. 1년 상시 관람이 가능한 곳도 많지만, 과학의 달과 생태의 계절 봄을 맞아 각기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여느 때보다도 많은 과학 관련 행사가 펼쳐지는 이 때, 자녀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다채로운 과학의 달 행사
서울시과학전시관(관악구 봉천동)은 20~21일 ‘서울가족 과학축전’을 연다. 전시회를 통해 천체사진이나 우수 학생발명품 등을 관람할 수 있으며, 영어로 진행하는 ‘해리포터와 과학 마술’ 공연도 볼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실제 로봇을 조종하며 테니스 경기와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서바이벌 로봇경연대회도 개최된다.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도 20~21일 이틀간 ‘부산과학축전’이 열린다. 모형 비행기 날리기, 무선 조종 자동차 경주, 모형 로켓 발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북에서도 27일부터 사흘 동안 학생과학축전과 과학기술 박람회 등을 열 예정이다.
대한민국 별축제는 놓치기 아쉬운 행사 중 하나. 21일부터 이틀간 대전 꿈돌이동산에서 벌어지며 공군에어쇼, 천체 관측, 별자리 강연, 천문퀴즈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별축제 개막식과 함께 ‘폴라리스 타워’엔 불이 밝혀진다. 높이 72m 지름 62m 회전관람차에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1만2,000여개를 달아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별자리를 표시했다.
이 밖에 국립중앙과학관(대전 유성구 소재)은 친환경생태사진 특별전과 생명과학체험 특별전을 각각 5월 7일, 9월 2일까지 연다. 광주시교육청은 상설과학실험교실을 이번 달 30일까지, 국방부는 공군본부에서 모형 항공기 대회를 5월 20일까지 연다.
연중 과학 체험학습
과학 체험학습이 연중 행사로 이뤄지는 곳도 많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내에 있는 기상청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성인까지를 대상으로 무료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토네이도 모의 발생기나 각종 기상 장비를 직접 볼 수 있고, ‘기상도 그리기’ ‘기상 캐스터 체험’도 할 수 있다. 반응이 좋은 편이므로 인터넷 예약(www.kma.go.kr)은 필수다.
잎이 돋아나고, 꽃이 만개하는 봄철에 수목원과 식물원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체험코스다. 서울 홍릉수목원은 매주 일요일에 한해 일반인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림인 이 수목원은 무려 약 20만개(2,000여종)에 달하는 풀 꽃 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경기 용인시 한택식물원에선 파리지옥이나 바오밥나무 같은 ‘유명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식물원은 봄꽃축제가 열리는 29일까지 날짜에 따라 ‘숲 해설가와 봄꽃 기행’ ‘토요 콘서트’ 등을 연다.
미래에 펼쳐질 첨단 과학 세상도 주 관심 대상이다. 과천 서울대공원의 동물원 오른쪽엔 은색 돔 형태의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이 건물이 바로 ‘IT 월드’다. 인터넷으로 로봇을 원격 조종해 정원을 푸르게 가꾸는 모습 등이 펼쳐지며, 전기 자동차나 화상인식 놀이터 등을 통해 정보 통신 기술에 관한 내용을 배울 수 있다. 화~금요일에는 예약을 미리 한 단체만 관람할 수 있으며, 일반 관람은 토요일과 공휴일만 가능하다. 서울 여의도 LG사이언스홀도 에너지나 IT 분야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체험학습장이다. 역시 인터넷 예약이 필요하다.
체험 보고서 써 보자
체험학습을 가기 전 부모가 할 일이 있다. 평소 자녀의 학습 능력과 관심 분야를 고려해 주제를 몇 가지 선정하는 일이다. 자녀와 상의해 주제를 정한 후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가령 아이가 별자리에 관심이 있어 천문대에 가 보기로 결정했다면 별자리에 얽힌 옛이야기나 별의 탄생 원리에 대해 궁금증을 던져 주고 스스로 문제를 풀게 한다. 세부 계획표와 체크 리스트 작성은 그 다음 일이다. 어느 지역에 있는 천문대에 가서 각 시간대마다 어떤 체험을 해 볼 것인지 결정한다. 현장에 가면 부모는 보호자 겸 가이드가 돼야 한다. 그러나 자녀가 스스로 의문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좋다.
체험학습을 다녀 와선 반드시 기록을 한다. 보고서, 일기, 스크랩 그 어떤 형식이라도 좋다. 기록량이 많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큰 공책을 마련해 사진도 붙이고, 감상이나 내용과 관련된 과학 이론도 간략히 적어 본다. 이승욱 교원 빨간펜 체험학습팀장 은 “체험 보고서엔 다양한 표와 그래프, 사진뿐만 아니라 탐구 주제와 활동 내용을 함께 적어 넣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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