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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현의 특목고 따라잡기] 이제는 '표현영어'의 시대

입력
2007.04.1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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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he world became flat? (세상은 어떻게 평평해졌는가)’

퓰리처상을 수상한 <뉴욕 타임즈> 기자 토머스 프리드먼은 저서 에서 인류역사의 세계화 물결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는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너 구세계와 신세계 장벽을 허문 1492~1800년, 소위 ‘세계화 버전 1.0 시대’이다. 세계화 버전 2.0의 시대는 1800~2000년에 나타나는데 이 시기 변화 주체는 다국적 기업이며, 변화 동력은 통신수단의 진보였다. 현재는 세계화 버전 3.0의 시대다. 개인이 변화주체이며 전지구적 차원에서 다른 개인들과 무한경쟁하는 시대이다. 프리드먼은 독자를 향해 이렇게 묻는다. ‘과연 당신은 이 시대의 세계적 경쟁과 기회의 무대에 적응할 능력을 지녔는가?’

한국의 영어학습에 있어서도 세 차례의 구조적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버전 3.0의 시대로 정의할 수 있다. 먼저 ‘버전 1.0 시대’는 활자로만 영어를 접하고 배운 시기였다. 멀리는 일제시대부터 가깝게는 1990년대 초반에 이른다. 1960~70년대 입시영어의 교재 대명사였던 안현필 선생의 <삼위일체영어> , 1980~90년대 영문법 바이블로 통했던 송성문 선생의 <성문종합영어> 등은 시대를 풍미한 영어학습 베스트셀러였다.

개인적으로는 1992~93년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1년 내내 <성문종합영어> 한 권을 들고 가르쳤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버전 2.0시대’는 대입 수능시험의 영어듣기 도입, TOEIC, TOEFL의 유행과 함께 시작됐다. 이전까지 독해력이 전부였다면 이 때부터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실력 평가의 한 축으로 등장했다. 버전 2.0 시대에 돌입하며 눈으로 보는 것에서 귀로 듣는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영어공부는 여전히 수동적 학습법을 탈피하지는 못했다.

피교육자의 잠재적 능력을 끌어낸다는 어원을 가진 education의 의미를 구현하지 못한 것이다.

영어학습의 ‘버전 3.0시대’가 시작됐다는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스피킹(Speaking)과 라이팅(Writing), 즉 말하고 쓰는 표현영어의 중요성이 눈에 띄게 부각되고 있다. 환경적으로는 TOEFL 시험에 Speaking과 Wrinting 영역이 추가되고, 원어민 수업을 도입한 민족사관고, 외국어고 청심국제중 등 특목고, 특목중이 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조기 유학 경험을 통해 영어 표현 능력을 지닌 아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영어 단어 하나를 배우더라도 과거와 다른 접근법이 요구되고 있다. 일례로 동사 break를 보자. 버전 1.0 시대에는 깨다, 부수다(break window) 기본적 의미파악에 규칙을 어기다(break the rule)정도의 추상적 의미를 숙어로써 암기토록 했다. 하지만 버전 3.0 시대에는 신발에 발을 길들이다(break shoes in) 의미까지 개념의 지평을 넓힐 것을 요구한다.

지난 6일 노무현 대통령은 EBS 영어방송 개국을 기념해 "영어 때문에 우리 국민이 기죽지 않도록, 불안하지 않도록 우리 다함께 노력해 영어도 잘하는 나라가 되자"고 말했다. 그래야 “세계는 우리 안에 들어오고 우리는 세계를 향해 당당하게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날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FTA 시대’를 연 정치지도자로서 영어를 잘하고 못하는 것이 향후 국가 발전의 굴레가 되거나 반대로 도약의 날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드먼의 말처럼 분명 세상은 빠르게 평평해지고(Flat) 있다. 이제 영어 표현능력은 평평해진 무한경쟁시대를 살아남는 필수조건이다. 변화하는 무대에 걸맞는 비전(Vision)은 갖고, 끊임없는 열정(Passion)으로 공부한다면(Mission) 당당히 새로운 세상의 MVP가 될 수 있을 것이다.

/DYB 최선어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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