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방문 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3일 델리 시내 대통령궁에서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과 만나 인도의 소프트웨어와 한국의 하드웨어 등 양국의 비교우위를 융합해 실질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민간 실무기구를 구성키로 했다.
두 사람은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세계지식 플랫폼’(World Knowledge Platform)을 건설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지식 플랫폼 구상은 이 전 시장의 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 건설과 압둘칼람 대통령의 ‘E-대학 구상’을 결합시켜 ‘IT혁명’을 이끌자는 것이다.
민간 실무기구에선 ▦ 양국간 온라인 화상대학 또는 연구소 설립 ▦ 국제과학비즈니스도시 구축을 위한 인력 교류 등 협력 ▦ 과학 기술 분야 자문 패널 구성 ▦ 인터넷에 온라인 커뮤니티 구축 ▦ 과학자, 전문가, 산업체 등이 참여하는 지식플랫폼 네트워크 구축 등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이 전 시장은 밝혔다.
두 사람의 회동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이 전 시장측이 1시간 가량의 면담을 요청하자 압둘 칼람 대통령은 “시간에 구애 받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보자”며 면담 시간을 2시간 이상 넉넉히 잡았다.
한국의 유력 대선 주자일 뿐 공식 직함이 없는 이 전 시장에게는 이례적 환대였다.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 결과에 대해 “대선주자 신분으로 해외 정책 탐사의 성과를 내기 위해 너무 욕심을 부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두 사람의 합의 내용이 마치 양국 정부 대표들이 공식 회담을 갖고 나올 법안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전 시장은 공직을 전혀 갖지 않고 있는 민간인 신분이다.
이에 앞서 이 전 시장은 델리 시내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마하티마 간디의 기념관을 방문했다. 그는 기념관을 나서며 방명록에 영어로 “나는 어렸을 적부터 그를 동경해왔다. 단 한번도 그의 나라를 위한 행동을 잊지 않았다” 고 적었다.
델리=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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