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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은 월포위츠/ ‘여친 특혜’ 일주일만에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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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은 월포위츠/ ‘여친 특혜’ 일주일만에 공식 사과

입력
2007.04.1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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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보수주의(네오콘)의 이론가로 통하던 폴 월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12일 결국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인사상 특혜를 준데 대해 사과함으로써 가뜩이나 위축된 네오콘의 위상을 또 한번 실추시켰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봄철 연차총회에 관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 문제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자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며 사과한다”고 말한 뒤 “세계은행 이사회가 내놓는 어떠한 대책도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세계은행 이사회가 규정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나온 사과 발언이었다.

월포위츠 총재는 미 국방부장관에서 세계은행 총재로 자리를 옮기면서 규정상 함께 근무할 수 없게 된 여자친구 사하 리자를 미 국무부에 파견하면서 직급을 매니저로 높이고 연봉도 20만달러로 두배나 올려주는 특혜를 줬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같은 연봉은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보다 많은 것이다.

월포위츠 총재의 도덕적 불감증은 그가 국방부장관 재직시절 이라크전을 입안한 네오콘의 ‘핵심중 핵심’이었다는 점 때문에 더 집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됐다.

‘사담 후세인을 몰아낸 미군은 이라크에서 해방군으로 환영받을 것’이라는 등의 황당한 예측을 했던 그가 책임을 지기는커녕 세계은행 총재로 ‘영전’성 도피를 한데 대해서도 여론의 눈초리는 처음부터 차가웠다. 월포위츠 총재는 또 세계은행 지원대상 국가의 부패정도를 지원규모 결정의 잣대로 활용하는 도덕적 정책을 고집해 왔기 때문에 그의 일탈이 더욱 부각된 측면도 있다.

월포위츠 총재는 사과는 했지만 1만3,000여명의 직원들을 대표하는 세계은행 직원협의회가 내놓은 사임 요구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세계은행 주변에서는 그가 결국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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