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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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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의 난'

입력
2007.04.1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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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01시즌 SK와 LG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SK 용병 로데릭 하니발은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며 기물을 집어 던졌다. 하니발은 1경기 출장정지, 벌금 150만원을 부과 받았다. 5차전에서는 SK의 재키 존스가 LG의 데릴 프루를 폭행하려다 6경기 출장정지, 벌금 300만원의 중징계를 당했다.

지난 12일 부산 KTF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수와 심판을 폭행해 퇴장 당한 LG 퍼비스 파스코는 한국농구연맹(KBL) 플레이오프 사상 2번째 사례다.

정규리그에서도 용병들의 사건ㆍ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98~99시즌에는 대구 동양(현 대구 오리온스)의 그레그 콜버트가 야반도주를 했고, 이듬해에는 LG의 버나드 블런트가 또 줄행랑을 쳤다. 또 다른 용병 마일스 브룩스는 LG 이충희 감독과 주먹다짐을 벌이는 일이 있었다. 플레이오프 사상 첫 폭행으로 인한 출장정지를 받았던 존스는 2001~02시즌 종료 후에는 SK의 에릭 마틴 등 다른 용병들과 어울려 마약을 즐기다 발각돼 영구 퇴출 됐다.

용병들의 ‘난동’은 이번 시즌 특히 심했다. 파스코는 지난해 12월30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정규리그에서도 전자랜드의 키마니 프렌드와 싸움을 벌여 3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고, 오리온스의 피트 마이클, 안양 KT&G의 단테 존스 등도 크고 작은 말썽을 일으켰다.

비단 농구 뿐만이 아니다. 프로야구에서도 골칫거리 용병은 있었다. 지난 2001년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갈베스는 시즌 도중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도망가 버렸다. 이쯤 되면 ‘용병 무용론’까지 대두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용병 통제를 하지 못한다면 프로스포츠의 질을 오히려 저하시키고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순히 용병들의 문제만으로도 치부할 수는 없다는 게 이번 파스코 사건으로 돌아본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심판들의 일관성 있는 판정과 용병들과의 진솔한 의사소통으로 프로스포츠의 내부 각성을 촉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KBL은 13일 오전 긴급 재정위원회를 열고 파스코를 제명키로 했으며 제재금 500만원을 병과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LG도 대책회의를 열고 재정위원회의 결과에 상관없이 파스코를 퇴출하기로 했다. LG는 14일 파스코가 없는 가운데 부산사직체육관에서 KTF와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을 갖는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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