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완벽했다(perfect).”
전남 여수시의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 준비 평가가 13일 종료됐다. 11, 12일 여수 현지를 포함해 사흘간 진행된 세계박람회기구(BIE)의 실사는 이날 서울에서의 마지막 설명회와 기자회견을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BIE 실사단은 이날 오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실사의 목적은 후보 도시의 유치 타당성을 따지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여수는 실사단이 제시한 14개 항목을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실사단장인 카르맹 실뱅(캐나다) BIE 집행위원장은 “사실 실사 전에는 여수라는 중소도시의 관람객 수용 능력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으나, 유치위원회는 명확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다”며 “한국 정부를 비롯한 정ㆍ재계, 지방자치단체 등 온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는 박람회 유치의 굉장한 강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나 지속 가능성 등 여수박람회가 표방한 주제와 지리적 입지는 환경과 산업, 지역과 국가라는 연관성이 적절히 조화된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덧붙였다.
개최지는 11월 BIE 회원국의 투표로 최종 결정되지만, 박람회 유치의 첫 관문인 현지 실사를 무난히 치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앙유치위와 여수시는 지난해 5월 공식 유치신청 후 각계 전문가를 망라한 특화된 비전 제시와 여수 시민들의 감동적인 호응 등 흠잡을 데 없는 준비 능력을 보여줬다.
여수의 감동은 서울까지 전해져 이날도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1,500여명의 시민이 창덕궁과 비원 등 문화유적을 찾은 실사단을 맞았다.
시민 박철웅(35)씨는 “여수의 박람회 유치는 여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직까지 숙박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지만 온 국민의 열망과 의지를 모은다면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성원했다.
실뱅 단장도 ‘살아있는 프로젝트’ ‘평생 잊지 못할 감동’ 등의 용어를 써가며 시민들의 호응에 신뢰감을 표했다.
그러나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다. 당장 여수의 경쟁 상대인 모로코와 폴란드의 현지 실사가 30일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패’를 다 보여줬기 때문에 경쟁국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예의 주시해야 한다.
또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예정인 제 141차 BIE 총회에서 회원국들을 상대로 한 최후의 프리젠테이션 진검 승부가 남아 있다.
경쟁국을 고려, 실사 결과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실사단의 속내도 관심사다. 이날 회견에서 실사단이 지적한 것처럼 ▦여수의 낮은 인지도 ▦부족한 숙박시설ㆍ교통 문제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때문에 6월 BIE의 최종 보고서에 어떤 평점이 매겨질지 아직은 가늠할 수 없다. 범정부 차원의 외교력을 집중해 치열한 득표 전략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신보경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