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노사가 항구적 무파업 직장을 만들어냈다. 노조는 선언문에서 "회사 경쟁력을 높이고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게 근로자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길"이라며 항구적 무파업을 천명했다. 2004년에 두 달이 넘는 장기 파업을 폈던 이 강성노조는 지난 해 새 집행부가 들어서며 분위기를 일신했다.
민주노총을 탈퇴했고, 지난 달에는 사측에 임금 동결을 먼저 제안했다. 사측은 혁신적인 기업문화로 고용 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답했다. 사측은 최근의 협상에서 조합원에게 세전 순이익의 23%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1994년 동국제강 노조가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이래, 노조의 무파업 선언과 임금동결 제안 등은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있다. 동국제강 노사는 13년 연속 임금협상을 무교섭으로 진행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노조도 올 임금협상에 대해 무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노조가 제안해서 임금 동결에 이른 노사는 이밖에도 GS칼텍스, LG필립스LCD 등으로 과거의 강성 기류에서 벗어나고 있다.
노조가 정치적ㆍ관념적 명분보다, 현실적이고 현장 중심의 노사문제에 유연하게 다가서려는 바람직한 자세 변화는 양대 노총에서부터 먼저 감지된다. 한국노총의 이용득 집행부는 노조가 노동과 자본의 대립과 투쟁에서 벗어나 노동자와 기업이 공존ㆍ번영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강성인 민주노총 역시 올해 목표를 실속 없는 총파업의 최대한 자제와 대화를 통한 임금ㆍ단체 협상으로 설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의 임금 인상률이 노조가 있는 사업장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타결된 516개 업체의 임금교섭을 보면 노조 없는 기업의 인상률은 6.2%인데, 노조 있는 곳은 3.1%였다. 기업 평화가 경쟁력과 생산성으로 직결된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타결되어 기업의 경영환경과 노사관계에서 높은 생산성과 유연성이 요구되는 시기다. 노조의 변화는 국제 경쟁력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