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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연구원 이찬수 원장 “종교간 소통의 문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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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연구원 이찬수 원장 “종교간 소통의 문 열자”

입력
2007.04.12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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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종교간 차이를 용납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의식, 교리 등 형식적 차이를 강조하기에 앞서 각 종교 근원적 가치의 공통성을 먼저 인식한다면 여러 종교가 타협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종교간 소통을 정착시키기 위해 14일 재출범하는 종교문화연구원의 이찬수(44ㆍ전 강남대 교수) 원장은 종교들이 갈등 하는 이유로 근본주의와 같은 배타적 태도를 들었다.

이 원장은 “이웃 종교에 대한 내면적 관찰 없이 형식적 차이만을 들어 자신의 종교를 고수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그 같은 종교적 배타성을 극복하기 위해 종교문화연구원을 다시 가동한다”고 말했다.

종교문화연구원은 1989년 창립돼 학술 연구와 대중 행사를 주로 열었으나 94년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가 올 초 기독교, 불교, 유교, 천도교 등의 전문가 20여명의 의기투합으로 재조직됐다.

길희성 서강대 명예교수,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최근덕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등이 고문으로, 강돈구 한국종교학회 회장 등이 자문위원으로 각각 참여하며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가 이사장을 맡았다.

14일에는 서울 중구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우리 사회의 근본주의’를 주제로 재출범 기념강연회와 토론회를 연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근본적 근본주의를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하며 최대광 감신대 강사가 ‘한국문화의 근본주의’, 이길용 서강대 강사가 ‘근본주의와 종교’ 등에 대해 강연한다.

이 원장은 기조강연에서 현재 기독교에서 횡행하는 근본주의는 19세기 과학적 이성에 대한 반대급부로 등장한 미국 기독교의 근본주의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결과라고 주장할 계획이다. 초역사적인 진리를 강조하면서 변화를 본질로 하는 역사를 균질화하려는 오류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제는 근본적 근본주의가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자신을 비우고 이웃을 자신 안에 담는 진정한 종교의 자세”라고 강조한다.

이렇듯 종교의 포용을 강조하는 이 원장이지만 정작 그는 그 때문에 재직중인 기독교계 대학에서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적이 있다. 학교 측은 이 원장의 행동이 창학 이념에 반하며 특히 그가 2003년 불상에 절을 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종교의 포용성을 강의했다는 이유로 해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맞섰다. 절에 대해서도 “조상을 경외하는 표현 방식 중 하나로 절을 이해한다면, 기독교인이라고 절을 무조건 꺼릴 이유가 없다”며 “이런 과민 반응이 불상을 훼손하고 단군상 목을 자르는 폭력적인 행동으로 발전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내달 3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남산 서울유스호스텔에서 ▦불교와 기독교 ▦기독교와 이슬람 ▦유교와 기독교 ▦무속과 한국종교 등을 주제로 대중 강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글ㆍ사진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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