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었던 ㈜코오롱 노사가 창립 반세기를 맞아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했다.
㈜코오롱 배영호 사장과 김홍열 노조위원장은 12일 경북 구미공장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한마음 대축제’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노사의 의지를 담은 ‘상생동행 선언문’에 서명했다.
선언문에서 노조측은 “근로자는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목표 달성만이 생존과 발전을 위한 유일한 방법임을 인식하며 신뢰와 협력으로 항구적 무분규 사업장을 만든다”고 밝혔다. 이에 사측은 "경영자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해 경쟁력 있는 일터를 만들고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노사 상생동행 정신으로 그룹 모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글로벌 종합화학ㆍ소재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코오롱은 지난 2004년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간 마찰로 장기파업 등 홍역을 치렀으며, 당시 정리 해고자들의 농성은 지금까지도 일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새로 들어선 노조는 강경 투쟁 대신 조합원 복지와 실질처우 개선에 초점을 맞춰,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하고 임금동결을 선언한데 이어 이번에 항구적 무분규까지 선언하게 된 것이다. 대기업 가운데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것은 동국제강(1994년)에 이어 두번째다.
회사 관계자는 “오랜 분규를 통해 노사갈등은 결국 모두를 패자로 만든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며 “상생을 통해 회사와 근로자가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찾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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