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연봉 킹’ 알렉스 로드리게스(32)가 뉴욕 양키스 107년 역사를 새롭게 썼다.
로드리게스는 11일(한국시간) 미니애폴리스 메트로 돔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좌월 투런포를 작렬 시키며 시즌 6호 및 개인 통산 470호를 기록했다.
0-0 동점인 1회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로드리게스는 미네소타 선발 부프 본저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강이 끝에 6구째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136m짜리 대형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8일 볼티모어전 이후 4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린 로드리게스는 이로써 개막 후 7경기에서 6홈런을 기록한 최초의 양키스 타자가 됐다.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상 개막 후 7경기에서 6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이전까지 8명에 불과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역대 2번째. 로드리게스보다 더 많은 홈런을 쏘아 올린 타자는 지난 1976년 개막 후 7경기에서 7홈런을 기록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전설적인 3루수’ 마이크 슈미트 뿐이었다. 슈미트는 그 해 38홈런을 때려내며 3년 연속 메이저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지난해 로드리게스가 개막 후 28경기에서 6홈런을 기록한 사실을 고려하면 현재 그의 페이스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다. 로드리게스는 6홈런 15타점을 올리며 양대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 2위는 4개를 때려 낸 내셔널리그 신시내티의 강타자 애덤 던.
지난 2001년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와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액인 10년간 2억5,200만달러(약 2,35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로드리게스는 2004년 빅리그 최고 명문팀인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챔피언 반지를 끼지 못했던 양키스가 ‘우승 청부사’로 로드리게스를 영입한 것이다.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팀 동료들과 불화를 빚은 데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해결사 노릇을 전혀 하지 못해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지난 3년간 정규 시즌에서는 119홈런-357타점을 기록하는 수준급 성적을 거뒀지만 정작 포스트시즌만 나가면 방망이가 죽을 쒔다.
실제로 2차례나 리그 MVP에 오른 로드리게스는 지난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14타수1안타(0.071)의 빈타 속에 마지막 4차전에서는 8번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양키스로 이적한 2004년 이후 통산 포스트시즌 타율은 12경기에서 41타수 4안타(0.098)에 불과하다.
그 동안 그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냈던 팬들과 뉴욕 언론들은 ‘로드리게스가 이제서야 비로소 양키스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고 흥분하고 있지만 로드리게스의 ‘포스트시즌 징크스’가 과연 올해는 깨질지 지켜볼 일이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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