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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챔프 어깨동무/ 한국 귀화 홍창수씨, 6년만에 라이벌 조인주씨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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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챔프 어깨동무/ 한국 귀화 홍창수씨, 6년만에 라이벌 조인주씨 만나

입력
2007.04.1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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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자존심과 챔피언 벨트를 걸고 숙명의 대결을 펼쳤던 맞수가 6년여만에 다시 만나 서로를 얼싸 안았다.

최근 링에서 은퇴한 전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홍창수(33)가 10일 밤 서울에서 2001년 타이틀을 놓고 혈전을 벌였던 전 세계챔피언 조인주(38)를 만났다.

지난 2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홍창수가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지난 달말 3개월 일정으로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조인주가 지인을 통해 연락을 취한 게 계기가 됐다.

홍창수는 이날 오후 9시께 서울 용산구 원효로 2가 '조인주 복싱클럽'을 찾았다. 홍창수가 먼저 조 관장을 알아보고 분명한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 저 홍창수입니다"라고 인사를 던지자 조인주도 쑥스러운 웃음으로 답례를 했다. 서먹서먹해 하던 두 사람은 2000년과 2001년 타이틀매치로 화제가 옮아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홍창수는 제게 첫 패배와 첫 KO 패를 안겼고, 챔피언 벨트까지 빼앗아간 선수입니다." 18전 전승 가도를 달리던 무적의 챔피언 조인주는 2000년 8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6차 방어전에서 북한 국적의 홍창수에게 한 차례 다운을 당한 끝에 타이틀을 빼앗겼고, 2001년 5월 서울에서 열린 리턴매치에서는 KO패까지 당한 뒤 링을 떠났다.

반면 홍창수는 조인주와 대결 이후 8차 방어전에 성공하며 일본 사상 세 번째로 롱런한 챔피언이 됐고, 지난해 말 "슈퍼플라이급에서 할 일은 다했다"며 타이틀을 반납한 뒤 지난달 15일 은퇴했다. 홍창수는 은퇴 직후 "한국인으로서 한국 말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한국행을 결심했다.

조인주는 자신보다 6년 늦게 링에서 내려와 프로복싱 지도자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홍창수에게 "내게서 챔피언 벨트를 빼앗아갔지만 곧바로 다른 선수에게 내주지않고 롱런을 해줬기 때문에 고맙다"며 "언젠가 내가 키워낸 선수가 홍창수의 제자와 링 위에서 맞붙게 될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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