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정 전 총장은 12일 민주당 및 통합신당모임, 국민중심당 일부 의원과 오찬 회동을 가질 일정을 잡았다가 언론에 공개되자 취소했다.
부담감 때문에 취소하긴 했지만 정 전 총장이 “정치권 인사와 적극 만나겠다”고 밝힌 직후 정치인들과 공식 모임 일정을 잡았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행보다. 그의 대선 출마 선언과 관련해 시선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당초 회동은 정 전 총장과 가까운 민주당 김종인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졌으며, 김 의원과 민주당 이낙연, 통합신당모임 이강래, 국민중심당 신국환 의원 등 5~6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참석 의원들은 정 전 총장에게 조속한 정치 참여를 적극 권유할 생각이었다.
이강래 의원은 11일 “정 전 총장과 잘 아는 인사끼리 편하게 만나 얘기를 나누려 했지만 회동 내용이 알려지면서 회동 의미가 부풀려지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취소했다”고 말했다.
회동 취소에도 불구하고 정 전 총장이 정치권 참여를 위한 본격 수순 밟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많다. 이낙연 의원은 “오래 전부터 보기로 한 것으로, (정 전 총장의 정치 참여 분위기를) 무르익도록 만들기 위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같은 자리가 언제든지 마련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 전 총장이 이들과 교감하면서 진전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이번 회동 일정이 열린우리당을 제외한 범여권 통합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 와중에 잡혔다는 점에서 더욱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정 전 총장이 대선 출마의 디딤돌로 민주당, 통합신당모임, 국민중심당이 함께 추진하는 통합신당 세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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