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낮 12시 40분께 서울 중구 을지로2가 SK텔레콤 본사 건물 1층 현관으로 휴대폰 통화 품질에 불만을 품은 김모(47)씨가 벤츠 S500 승용차를 몰고 돌진, 회전문 등을 파손시켰다. 조수석 앞 유리에는 ‘불량 SK’라는 문구가 적힌 A4용지 4장이 붙어 있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SK텔레콤 본사 빌딩 앞 인도에 차를 세워 놓고 책임자 면담을 요청하며 경비원과 말다툼을 하다 차를 빼라는 요구를 받자 그대로 현관으로 돌진했다. 이날 방한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분당 SK텔레콤 사옥이 아닌 서울 본사를 찾았다면 자칫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었다.
경기도 모 병원 목사로 일하는 김씨는 경찰에서 “해외 선교활동에 쓰기 위해 지난 달 인천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서 56만원을 주고 구입한 ‘글로벌 로밍’ 휴대폰(해외 어디서든 통화가 되는 휴대폰)이 자주 고장 나 귀국하자마자 SK텔레콤에 항의 전화를 하고 본사를 두 차례 방문했으나 책임자 면담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아 홧김에 차를 몰았다”고 진술했다.
사고 차량은 김씨가 근무하는 병원이 리스한 차량으로 판매가격은 2억원(부가세 포함) 가량 되며 사이드 미러와 범퍼가 부서져 수리비만 1,000만원 이상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김씨가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것은 맞지만 개통을 하지 않고 출국해 로밍 서비스를 못 받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11일 재물손괴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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