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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3만불시대, 금융이 이끈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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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3만불시대, 금융이 이끈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입력
2007.04.1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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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데다, 평소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올 초 홍콩에서 외환은행과 홍콩지점 개점 40주년 축하연에 그가 등장하자 기자들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질문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는 “전문경영인은 은행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경영에 전념할 뿐, 매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기자들은 속이 탔지만 결국 은행장의 논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웨커 행장은 그러나 행동에는 주저함이 없다. 지난해 국민은행과의 매각협상이 한창일 때 그는 노조의 출근저지라는 봉변을 당했다.

출근길을 힘으로 막는 노조에 맞서 그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은행 정문에 나와 ‘즉석 대화’를 시도했다. 한동안 노조에서 반응을 보이지 않자 느닷없이 돗자리를 펴 주저앉은 채 대화를 요구했다. 은행장의 역(逆)시위에 당황한 것은 오히려 노조였다.

매각 논의 과정에서도 그는 신선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고용불안과 은행 해체를 염려하는 직원들을 위해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통합 후 인력감축은 없다’ ‘통합 은행의 브랜드에 외환은행의 행명이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한다’ ‘통합 전까지 외환은행의 독립 경영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등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매각에 반대하는 지점장과 본점 부장들이 사퇴 결의서를 작성하면서 경영진을 압박하자 “사직서를 제출하면 즉각 수리하겠다”고 맞받아쳐 결국 부점장 중 한 사람도 사직서를 내지 못했다.

웨커 행장은 “2005년부터 2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한 덕에 올해는 96년 이후 처음으로 배당까지 할 수 있었다”며 “2007년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외환은행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고객과 한국경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은행간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외환은행을 오늘의 성공에 이르게 했던 열정과 창의성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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