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자동차 경주 이벤트인 포뮬러원(F1) 그랑프리 대회의 한국 유치가 2010년으로 확정되면서 F1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규모와 흥행 면에서 올림픽과 월드컵에 뒤지지 않는다는 F1은 하지만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 ‘F1코리아그랑프리’의 공식 운영 법인인 코리아오토밸리 오퍼레이션(KAVO)의 정영조 회장은 “아직 한국의 자동차 스포츠는 걸음마 단계에 있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유럽과 북미 최고의 스포츠
F1은 유럽과 북미에서 특급 스포츠로 통한다. 유럽에서는 축구를 제외하고 F1에 필적할만한 스포츠 이벤트가 없다. 전세계 17개국에서 번갈아 개최되는 그랑프리 대회마다 관중석의 절반 가량은 열성적인 유럽 팬들이 채워줄 정도. 유럽과 북미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F1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F1은 이미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교토 뉴스의 칼리에르 기자는 “일본은 20년 전부터 F1에 참가해 왔다. 선수들의 수준도 매우 높아 일본 내에서 F1의 인기는 대단하다”고 말했다. 연간 총 관중이 400만명에 이르고 시청자수가 무려 6억 명을 헤아리는 F1은 점차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왜 열광하는가
F1은 눈과 귀를 최대한 자극하는 스포츠다. 시속 300㎞에 육박하는 자동차 엔진 소리의 전율은 직접 체험해야만 그 위력을 느낄 수 있다. 출발선 주변의 그랜드 스탠드에 앉아 있는 팬들은 대부분 귀마개를 하고 봐야 할 정도다. KAVO의 김재호 마케팅 팀장은 “F1의 가장 큰 매력은 소리다. 심장을 멈추게 할 듯한 굉음에서 사람들은 F1의 위력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보통 5㎞ 구간으로 이뤄진 F1 서킷은 한 번 경기에 10만 명 이상의 대관중을 수용한다.
선진국형 스포츠 이벤트
F1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본이 투입되는 스포츠다. 경주용 자동차 제작비가 100억원이 넘고 대회 때마다 각 팀의 300명이 넘는 지원 스태프가 움직인다. 글로벌 기업들도 앞 다퉈 스폰서를 자청하고 있다. 그랜드 스탠드 좌석의 티켓 값만 5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값비싼 이벤트. 그렇다고 F1이 전형적인 ‘귀족 스포츠’라고 볼 수는 없다. 연관중 400만 명과 6억 명의 시청자는 F1의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김재호 팀장은 “말레이시아 대회 3일 동안 총 30만 명의 관중이 온 것으로 집계될 정도로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F1”이라며 “F1은 국민소득 2만 달러 진입을 앞두고 있는 한국의 새로운 스포츠 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이벤트”라고 말했다.
세팡(말레이시아)=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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