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운사 / 동서문화사"오늘 그가 그립다" 한운사의 百想 전기
4월 11일은 한국일보 창간 발행인 백상(百想) 장기영(張基榮ㆍ1916~1977)의 30주기가 되는 날이다. 우리 현대사의 인물 중에 백상만큼의 다채로움을 가진 이는 드물다.
한국일보 등 7개 일간ㆍ주간지의 창간인,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이 생전 그의 공식 직함인데, 백상은 그런 자신을 “내 뼈는 은행인이요, 피는 언론인이요, 팔다리는 체육인”이라는 한 마디로 표현했다.
<뛰면서 생각하라> 는 한국일보 문화부장을 지낸 원로 극작가 한운사(84)가 2006년 출간한 백상의 일대기다. 그는 6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에서 드라마를 보여주듯 백상의 인간적 면모를 눈앞에 생생히 전해준다. 그것은 그대로 한국 경제개발의 이면사이고, 1960~70년대 한국사회의 문화사이며, 신문사 편집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여주는 현장이기도 하다. 뛰면서>
CEO란 말이 질릴 정도로 흔한 요즘이지만 한운사는 “백상은 우리나라 현대화 CEO의 원조”라고 말한다. “뛰면서 생각하라”는 ‘인간 불도저 장기영의 청년정신’이야말로 유약한 후대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는 것이다. “열의에 찬 행동 없이 이룰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절망의 길에는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꿈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지 않은가.”
한국일보 옛 사옥 곳곳에 액자로 걸려있던 백상의 어록이 기억난다. ‘아이디어가 없는 인간은 木石(목석)과 같다’ ‘신문기자는 시인이 되어야 한다. 시와 그림이 가득 찬 신문, 이것이 미래의 신문이다’ …. 시인 김요섭의 말처럼 “백상은 포에지(시)의 아들이다. 불꽃, 그것이 그의 일생의 미학”이기도 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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