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경제수도'격인 호찌민시 레 쥬앙(Le Duan) 39번가. 주상복합아파트, 호텔, 오피스 등 3개 동으로 구성된 최고급 복합건물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건물명은 '금호아시아나플라자.' 호찌민 우체국, 노트르담 성당 등 역사적 관광지가 인접한, 서울로 치면 광화문쯤 되는 호찌민 최중심지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지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10월 첫 삽을 뜬 금호아시아나플라자는 부지 4,124평에 ▦지하 2층 지상 32층 아파트(260가구) ▦지상 21층짜리 호텔(305실) ▦오피스 건물이 들어선다.
투자금액은 2억5,000만달러(2,400억여원)로 2009년8월 준공 예정이다. 공사를 담당하는 금호건설 박윤정 현장소장은 "호텔은 베트남에서 최고급시설로 채워질 예정이며 아파트도 헬스클럽 수영장 로비 라운지를 갖춘 호텔식 명품 아파트로 건설된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 공사는 베트남정부로부터 파격적 대우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베트남정부와 외국기업이 35대 65의 공동투자를 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 사업은 금호건설이 100% 단독 출자한 것.
금호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은 외국인의 토지소유가 불가능해 50년간 임대하는 형식이지만 이번 사업은 정부에 토지 임차료만 내고 나머지 투자 수익금은 모두 건질 수 있어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는 베트남에 불고 있는 '건설한류(韓流)'의 하이라이트이다. 베트남정부는 지난 해 도이모이(개혁)선언 20주년을 맞아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외자유치를 통한 고도성장전략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 건설사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신도시 건설은 베트남 정부가 한국 건설업계의 러브콜을 외치는 가장 대표적 프로젝트다. GS건설은 호찌민시 인근 나베지역에 1만7,000세대 6만8,000명의 인구를 수용할 100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중이다.
포스코건설은 하노이 인근 안칸지역에 80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착공하며, 대우건설도 코오롱건설, 대원 등 국내 5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 하노이시 인근에 63만평 규모의 따이호따이 신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진출도 활발해 금호건설이 호찌민시 투덕-연짝간 고속도로공사 양해각서를 베트남정부와 체결했고, GS건설도 호찌민 탄손?n공항-수안히엡교차로를 잇는 간선도로 공사를 맡고 있다.
물론 리스크도 있다. 외국인의 토지소유가 원천적으로 금지된데다, 인ㆍ허가 진행과정이 우리나라만큼 빠르지 않다. 고속성장에 따른 버블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GS건설 V사업관리팀 이효은 부장은 "베트남 건설경기가 활황이기는 하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며 "한국에서의 사업환경과는 엄연히 다른 만큼 엄격한 사전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호찌민=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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