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KOSPI)가 사상 최초로 1,500선을 넘어섰다. 그간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글로벌 3대 악재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지고 있는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된 결과다. 이를 반영하듯 외국인들이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1,500선 돌파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64(0.38%)포인트 오른 1,489.79로 출발한 뒤 오후 들어 상승폭을 늘려 1,501.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1983년 1월 3일 증권거래소(현 증권선물거래소의 전신)가 1980년 1월 4일을 기준(100포인트)으로 삼아 시가총액 비교 방식의 주가지수를 산출한 이래 24년 만, 1989년 3월 1,000포인트를 넘어선 이후 18년 만이다. 코스닥 지수도 8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670.54를 기록,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만에 67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전고점 경신에 힘 입어 증시 시가총액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의 시가총액은 737조7,080억원을 기록해, 코스닥시장(98조7,040억원)을 합한 양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820조3,850억원에 달했다.
이는 코스피가 515.24까지 떨어졌던 2003년 3월 17일의 242조6,340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4년 1개월 만에 3.38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주가도 28만8,000원에서 58만4,0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그간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500선마저 돌파함에 따라 국내 증시에 본격적인 대세 상승 국면이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과거 패턴을 벗어나 새로운 상승 추세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경기와 기업이익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지난해 글로벌 증시의 동반 랠리에서 소외돼 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저평가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면 한국 증시의 재평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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