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가 감사원 등의 압력을 받아 성수동 서울숲 힐스테이트 아파트 개발사업 허가 과정에서 시행사와 시공사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은 9일 “구가 2005년 9월 KT(시행사)와 현대건설(시공사)이 추진한 서울숲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사업에 대해 사실상 건축허가가 불가능한데도 승인해 줬다”며 “이 과정에서 감사원 등이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당시 서울시는 아파트 출입로로 예정된 경찰청 소유 경찰기마대 부지 271평을 매입해 도로로 기부하라고 결정했지만 KT와 현대건설이 경찰청의 반대로 부지 매입에 실패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따라 KT와 현대건설은 즉시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했고, 감사원이 구와 경찰기마대에 대해 2차례 감사를 실시한 뒤 결국 구가 시에 건축심의를 신청해 승인이 떨어졌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사업 인ㆍ허가 과정에서 KT 관계사의 고위간부가 깊숙이 관여한 의혹이 있다”며 “이 간부는 현 정권 실세 등 정치인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 외압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구는 “경찰청이 대체부지 물색이 어렵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으나 구는 법적으로도 거부할 명분이 없어 시에 건축심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청은 “지난해 6월 KT에게 아파트 진입로 부지를 주는 대신, 기존 부지의 땅값보다 4배 가량 가치가 높은 다른 부지를 받기로 했다”고 특혜의혹을 부인했다.
KT와 현대건설은 “이 땅은 이미 도로부지에 편입돼 있어 언젠가는 수용될 부지”라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건축법 시행령상 건축심의는 안전 피난 소방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것인데 일부 도로부지 미확보를 이유로 건축심의를 시에 신청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때마침 대체부지가 제공돼 더 이상 관여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감사원 직접조사를 지시한 감사원 관계자는 “실무급에서 직접조사 의견이 올라와 그대로 처리했다”며 “이 건과 관련해 (외압성) 전화를 받았는지 여부는 기억 나지 않는다”고 해 여운을 남겼다.
445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분양에서 평당 3,250만원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이태희기자 goodnews@hk.co.kr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