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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전사’로 변신한 터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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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전사’로 변신한 터미네이터

입력
2007.04.0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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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미네이터’의 미래 전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에 성공한 아놀드 슈워제네거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공화당)가 이번엔 미국에서 가장 앞장서서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 ‘환경 전사’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16일자)에서 ‘슈워제네거의 십자군’이라는 제목으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려는 슈워제네거 지사의 선도적 조치들을 소개하고 평가하는 기사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뉴스위크는 슈워제네거 지사가 사실상 ‘온실가스 대사’로서 전세계적 활동을 시작했다면서 그에게 ‘탄소 황제’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슈워제네거 지사는 조지 W 부시 미 공화당 행정부가 교토의정서 가입을 거부한 채 기후변화의 대책 마련에 머뭇거리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개혁적 역할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었다.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부시 행정부와의 사이에 일정한 선을 긋고 독립적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슈워제네거 지사는 “연방정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더 이상) 워싱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슈워제네거 지사의 환경 정책은 기업과 환경운동가가 자유시장 경제체제 속에서 서로 상생하는‘윈 윈’전략의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 앨 고어 전 부통령의 ‘경건한’환경보전 정책과는 구별된다.

그의 공존 논리는 자동차를 못 타게 할 것이 아니라 청정연료나 환경친화적 연료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거기에 맞는 자동차를 더 많이 만들어냄으로써 자동차도 더 마음껏 타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슈워제네거 지사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2020년까지 캘리포니아주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2050년까지는 80%를 줄인다는 야심찬 계획을 담은 ‘지구온난화 대처법’에 서명함으로써 정책을 구체화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유럽식 기후변화 대책을 선도하고 있는 영국 노동당 정부의 토니 블레어 총리와 연대해 기후변화의 과학적, 경제적 결과들에 공동 대처한다는 협력합의서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슈워제네거 지사는 올해 9월 개최되는 영국 보수당 연례 회의에 연사로 초청돼 기후변화에 관한 연설을 하기로 하는 등 영국 집권당 뿐만 아니라 야당으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주도로 캘리포니아 등 다른 4개주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고 팔게 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협정에 서명한 뉴멕시코주의 빌 리처드슨 주지사는 “의회의 법안보다 슈워제네거 지사의 ‘스타 파워’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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