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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유학을 싸구려로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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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유학을 싸구려로 만들지 말라

입력
2007.04.0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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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하면서 등록금을 너무 많이 깎아주는 사실이 한국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단순히 '덤핑 내지 출혈 유치' 차원이 아니라 '한국 대학은 싸구려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다.

대학들은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국인 학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등록금 수입을 올려야 할 절박한 사정도 크지만 외국인 학생 유치 실적이 정부의 지원을 따내는 데 필요한 중요 평가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도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라고 해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2010년까지 5만 명 수준으로 늘림으로써 동북아 지식 허브로 도약하고 유학 수지 적자를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대학이나 정부의 이런 의욕과 노력 자체는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그러나 과욕을 부리다 오히려 폐해를 낳는 우를 범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먼저, 영어가 얼마든지 통하는 세계 일류 대학들을 제치고 한국 대학에 우선적으로 유학을 오겠다는 학생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 대학의 강점은 결국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학 또는 한국이 선두를 달리는 기술 분야 등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 한국이 동북아 지식 허브가 된다거나 유학 수지 적자를 외국 유학생 유치로 메우겠다는 발상도 가슴 아프지만 비현실적이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인 해외 유학생이 19만여 명이고, 1인당 연간 지출은 2만3,000여 달러인 반면, 외국인 유학생은 3만 2,000여 명에 1인당 연간 지출은 860달러라는 점을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우리 대학에 다양한 시각과 문화를 갖춘 인재를 끌어들이고, 한국과의 인연을 강화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유학생 유치 실적을 높이거나 수입을 올리겠다는 얄팍한 계산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차근차근 우리의 여건과 실력에 맞게 추진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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