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화가 사석원(47)이 금강산에 반했다. 그 아름다움에 취해서 흥에 겨워 신나게 그렸다. 캔버스에 유화 물감을 튜브째 짜서 바르고 힘찬 붓질로 거침없이 내질러 찬란한 색채의 잔치를 베풀었다. 꽃 피고 새 잎 돋는 봄부터 울울창창 녹음 우거진 한여름, 울긋불긋 단풍으로 치장한 가을, 흰 눈을 뒤집어쓴 겨울까지 금강산의 사계를 담은 대작 50여 점을 서울 평창동의 가나아트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다.
전시회 제목도 흥겹다. ‘만화방창’, 따스한 봄날 만물이 한창 자란다는 뜻이다. 이런 제목을 붙인 데 대해 작가는 “놀자, 한바탕 징하게 놀아보자. 즐거운 인생을 위하여!”라고 썼다.
산이 떠나가게 꽝꽝 울리며 쏟아지는 물줄기, 몸이 근지러운듯 울근울근 솟은 암산의 뼈대,
초록빛 깊은 소에 늘어진 꽃가지, 제 흥을 못 이겨 우줄우줄 춤추는 듯한 나무들이 화폭을 시원하게 채웠다. 꿈틀거리는 붓자국, 뭉텅뭉텅 도드라진 물감의 질감과 현란한 원색이 어우러진 신명이 왁자하다. 바야흐로 온갖 생명이 솟구치는 봄,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외치는 이 그림들 앞에 서니 남도민요 <새타령> 의 첫머리가 절로 떠오른다. 새타령>
“삼월 삼짓날 연자 날아들고 / 호접은 편편, 나무 나무 속잎 나 /가지 꽃 피었다 춘몽을 떨쳐/원산은 암암, 근산은 중중/기암은 층층 뫼산이 울어/천리 시내는 청산으로 돌고/이 골 물이 주루루루루, 저 골 물이 콸콸/열의 열 두 골물이 한데로 합수쳐/천방져 지방져 월턱쳐 굽우쳐/방울이 버큼 져 건너 병풍석에다 마주 꽝꽝 마주 때려/산이 울렁거려 떠나간다 어디메로 가잔 말/아마도 네로구나 요런 경치가 또 있나.” 22일까지.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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