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봄의 잔치’가 시작됐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가 7일 울산에서 열리는 모비스와 오리온스의 경기를 시작으로 각 5전3선승제의 열전에 들어간다.
상승세의 오리온스, 정규리그 우승팀 모비스, 창단 첫 4강 진출의 KTF, 신선우 감독이 이적 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창원 LG 등 사연 있는 4팀 가운데 누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거머쥘지 관심이 모아진다. 재미있는 점은 올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는 모두 경상도 연고팀끼리 맞붙게 됐다. KBL(한국농구연맹) 출범 사상 4강전이 ‘경상도 시리즈’로 진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용병 지존을 가리자(모비스 vs 오리온스)
오리온스의 김진 감독은 지난 4일 서울 삼성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이동거리가 짧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정규리그에서도 모비스와 만나 3승3패로 백중세였고, 매치업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오리온스의 피트 마이클은 40점 이상 넣는 선수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의 득점을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유 감독의 말처럼 두 팀의 대결은 KBL 역대 최고 용병으로 꼽히는 득점왕 피트 마이클(오리온스)과 ‘트리플더블러’ 크리스 윌리엄스(모비스)의 대결이 볼 만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모비스의 약간 우세를 점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정규리그 1위팀과 4위팀의 전력 차가 존재하는 데다 양동근과 윌리엄스의 콤비가 체력을 충분히 비축했기 때문이다. Xports의 김유택 해설위원은 “오리온스가 상승세긴 하지만 모비스도 윌리엄스와 양동근 콤비가 건재한데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 약간 우세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친정을 향해 쏴라(LG vs KTF)
시즌 막판까지 정규리그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만큼 두 팀의 대결은 우열을 점치기 힘들다. ‘매직히포’ 현주엽(LG)과 송영진(KTF)의 만남이 흥미롭다. 현주엽은 지난 2004~05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옮겨왔다. 현주엽은 이적 첫해에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해 4강 직행의 일등공신이 되며 이름값을 했다. 송영진은 바로 현주엽이 LG로 올 때 보상선수로 KTF로 이적했다. LG에서 보낸 4시즌 동안 평균 6.7점, 2.1리바운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KTF로 옮긴 이후 일약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이번 시즌에는 평균 13.7점으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KTF를 창단 첫 4강으로 이끌었다. 김 위원은 “두 팀은 스타일도 비슷하고 정규 시즌에서 보듯 백중세다. 어느 팀이 단기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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