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70~80년 후 지구 평균기온이 3.5도 이상 높아져 생태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경고했다. 지구 온난화 경고가 새삼스럽진 않지만, IPCC 보고서가 예측한 악영향이 워낙 심각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대 지구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하면 양서류가 멸종 위기에 처하고, 2050년대면 지구 평균기온이 2~3도 상승, 생물종 20~30%가 멸종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측됐다. 나아가 2080년대는 지구 평균기온이 3도 이상 상승해 생물종 대부분이 생존 위기를 맞는다는 우울한 시나리오다.
생태적 위기에서 인간만 예외일 수는 없다. 열대성 전염병의 창궐, 인구 밀집지역인 중위도 지역의 건조화와 물 부족, 진폭이 더욱 커질 기상이변 등으로 인간 삶의 조건이 극도로 악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IPCC보고서가 엄밀한 사실에 근거해 부동의 예측을 담은 것은 아니다. 지구 평균기온 변화의 수많은 요인 가운데 상관관계 평가가 용이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중심으로 한 예측모델이고, 상정 가능한 여러 조건 가운데 비교적 부정적 조건을 중첩한 결과다. 태양 활동이나 구름 등 다른 요인들의 가중치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나 지구 평균기온이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온실가스가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예측치의 정확성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며, 어차피 인간의 손길이 미칠 수 없는 대자연의 변화 탓으로 모든 것을 돌리기보다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IPCC 보고서가 온실가스 감축에 소극적 자세를 보여 온 미국 등이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아직까지 구체적 온실가스 감축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한국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의 각성을 부르기를 기대한다. 한반도가 온난화 영향에 가장 취약한 지역의 하나임이 확인된 만큼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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