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단어가 갖는 애틋함의 정서는 엄마와 딸 사이에서 더욱 각별하다. 둘 사이가 좋을 때는 더 없이 가까운 친구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원수’가 될 수 있다. 모녀의 애증이 연극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이다.
반면 모녀의 이야기가 화수분처럼 쏟아져도 지겹지 않은 것은,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엄마에 대한 ‘미안함’ 때문일 것이다. 봄날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 줄 연극 두 편이 관객을 찾아간다.
12일 나란히 무대에 오르는 <친정엄마> 와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는 공통점이 많다. <친정엄마> 는 돌아가신 엄마가 보낸 김치를 택배로 받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시댁 일과 방송작가 일로 엄마를 등한시한 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자신의 반찬을 걱정했을 엄마를 떠올리며 회상에 젖는다. 친정엄마> 엄마는> 친정엄마>
<엄마는 오십에…> 도 마찬가지다. 작가인 딸이 엄마의 주검 옆에서 지난 일을 추억하며 엄마의 생애를 소설로 쓴다. 엄마의 유일한 낙은 딸의 끼니를 챙기고, 딸의 일과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것이었다. 엄마의 관심이 귀찮았던 딸이 이제서야 마음 속의 말을 엄마에게 건네는 것이다. 엄마는>
두 연극은 이처럼 닮은 꼴이지만 둘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친정엄마> 는 방송작가 출신인 고혜정의 동명 수필집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친정엄마>
따라서 이 작품에는 시집간 딸이 친정보다 시댁에 더 신경을 쓰는 한국적 정서가 녹아 있다. 드라마에서 강인하고 후덕한 엄마 역을 맡아온 탤런트 고두심이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5월 6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화~목 오후 8시, 금 오후 4시 8시, 토 오후 4시 7시, 일 오후 3시 6시. (02)501-7888
프랑스 작가 드니즈 샬렘 원작인 <엄마는 오십에…> 는 유대계 가정을 배경으로 한다. 1991년 국내 초연 이후 10만 관객을 동원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받았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의 대표 연출가 임영웅과 대표 배우 박정자가 손을 잡았다. 네 번째 무대. 관록 넘치는 제작진이 선보일 새로운 변주가 기대된다. 엄마는>
또 하나 반가운 소식. 평일 낮 공연을 준비해 어머니들이 한가한 시간에 관람할 수 있게 했다. 5월 27일까지 소극장 산울림. 화ㆍ목ㆍ일 오후 3시, 금 오후 7시30분, 수ㆍ토 오후 3시 7시30분. (02)334-5915
김회경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