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감 있는 한국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 최근 몇 달 동안 느껴왔을 만한 갈증을 <우아한 세계> 가 풀어줄 수 있을까. 5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한마디로 ‘송강호의 영화’라 할만하다. 우아한>
그동안 숱한 히트작에 주연을 맡아왔던 한국영화의 대표 배우라 할만한 그지만, 세월이 흘러 그의 필모그래피를 뒤돌아볼 때 이 영화는 그 중에서도 손꼽힐 만한 대표작이 될 듯하다.
그의 영화 속 직업은 ‘조직’의 일원. 그러나 영화는 그의 졸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하면서 여느 조폭영화와는 궤를 달리하는 성격을 드러낸다. 사실 영화 속 주인공 강인구의 모습은 직업이 조폭일 뿐 빠듯한 생활에 쫓기고, 직장에서는 위에서 아래에서 쏟아지는 견제와 경쟁을 뚫고 살아 남아야 하는 가련한 샐러리맨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없는 직업을 가진데다 벌이도 시원찮은 남편과 아버지라는 이유로 가족에게 구박을 받기 일쑤고, 유학간 아들의 뒷바라지에 허리가 휘는 초라한 한국사회의 가장의 오늘날의 초상을 물려받은 강인구. 그를 연기해내는 송강호는 자신이 온전히 만들어 나가는 ‘송강호표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를 쏟아낸다.
<연애의 목적> 에서 참신한 로맨틱 코미디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한재림 감독은 지지부진하고 눅눅한 우리 일상의 어두움만으로도 여느 범죄영화 못지않은 ‘느와르’의 분위기를 풍겨낼 수 있는 새로운 영화를 선보이며 자신의 재능에 주목하게 만든다. 연애의>
이젠 거장의 반열에 오른 영국 닐 조던 감독의 <플루토에서 아침을> 도 주목할 만한 영화다. 그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에서 흡혈귀, <푸줏간 소년> 에서 어른을 비웃는 악마 같은 소년, <크라잉 게임> 에서 충격적인 동성애자 같은 독특한 주인공들을 다룬 영화로부터 <마이클 콜린스> 같은 역사 영화에 이르기까지 어느 장르와 소재를 다루든 유려한 시나리오와 깊이 있는 시각을 보여주는 탁월한 재능을 가졌다. 마이클> 크라잉> 푸줏간> 뱀파이어와의> 플루토에서>
이번 영화에서는 어느날 신부의 집 앞에 버려져 엄마를 모른 채 살아가는 소년이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여성의 차림에 이끌리는 드랙퀸이 주인공이고 여정 속에 IRA 반군과 같은 정치적인 이야기가 끼어들긴 하지만, <크라잉 게임> 과 같은 무거운 분위기와는 다르다. 크라잉>
이윤정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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