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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여성영화 거장 마르타 메자로스 감독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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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여성영화 거장 마르타 메자로스 감독 내한

입력
2007.04.0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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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영화계를 선도하는 헝가리 거장 마르타 메자로스(77) 감독이 5일 개막한 제9회 서울여성영화제 ‘감독 특별전’을 맞아 처음으로 내한했다. 지난 50여년간 장ㆍ단편과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70여편의 영화를 연출한 마르타 메자로스 감독은 급변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여성 본연의 주체성’을 일관되게 표현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정작 메자로스 감독은 인위적으로 틀지어진 ‘여성’이라는 항목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 했다. 그녀는 “내 작품에는 남녀노소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다”며 “중요한 것은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일 뿐, 여성관련 영화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남성들은 여성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버거워 하기 때문에 현실을 바꾸기 위한 여성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사랑한 감독이기도 하다. 1975년에는 <입양> 이란 작품으로 여성으로는 최초로 황금곰상을, 87년에는 <내 사랑의 일기> 로 은곰상을 받았다. 올해는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남편 얀초도 헝가리의 유명한 감독. 77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인 메자로스 감독은 들뜬 어조로 “스태프는 가족 같고 영화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며 “영화는 흥미롭고 다이나믹한 장르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너무나 먼 나라인데도 이렇게 와서 여기 앉아 있는 것을 보면 하늘이 건강을 도와주는 것 같다”고 했다.

유럽 거장답게 현재 영화시장의 상업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과거 이데올로기 검열이 있을 때와는 달리 지금은 영화가 자유롭게 사회와 문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자금 사정이 영화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며 “주위가 영화 천지지만 진정한 작품은 1년에 한 두 편 정도이며, 더구나 스탕달과 같은 위대한 문학가의 작품과 견줄 만한 영화는 보기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서울여성영화제가 마련한 특별전에서는 대표작인 <입양> <내 사랑의 일기> 를 비롯, 칸느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인 <내 어린 날의 일기> 등 그녀의 영화 5편을 상영한다.

김혜전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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