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산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주 5일제가 자리잡으면서 국내 등산 인구는 1,0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등산은 산책과 달리 준비 없이 단행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코오롱스포츠 조해운 상무는 "산은 언제나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몸 상태를 최고로 유지해주는 기능성을 갖춘 의류 용품을 갖춰야 한다"고 충고한다. 등산복에는 첨단 기능성 소재가 사용되고 인체의 동선을 고려한 디자인이 적용되는 등 과학과 생활의 접목이 이뤄지고 있다.
등산복에 숨어있는 과학
등산재킷은 산 속 비바람과 추위로부터 등산객을 보호하는 게 주 기능이다. 등산재킷에서 기능성 소재인 고어텍스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특수 방수 소재로 수분은 통과시키지 않으면서 땀을 배출하는 특징이 있고 심한 날씨 변화에도 잘 견디기 때문.
하지만 계절별로 고어텍스 소재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봄ㆍ여름에는 일반 고어텍스보다 15% 정도 가벼운 홑겹 '고어텍스 팩라이트'가 사용된다. 온도 상승을 피하기 위해서다. 겨울에는 2,3겹으로 돼 보온성을 강화한 고어텍스가 주를 이룬다.
등산재킷의 소매 끝 부분에 벨크로(찍찍이) 등으로 손목에 딱 맞춘 제품이 많은 것은 나뭇잎이나 흙 같은 이물질이 옷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행 중 팔도 많이 움직이는 점을 감안해 겨드랑이 부분도 몸에 바싹 붙이는 모양으로 처리하는 추세다. 재킷 속에 입는 티셔츠 등 이너웨어는 몸의 땀을 직접 흡수하는 옷이기 때문에 수분 배출과 쾌속 건조가 최대 과제다. 쿨맥스라는 기능성 소재가 주로 사용된다.
등산 바지는 산행 중 더러워지기 쉬워 오염 방지용 기능성 소재가 사용된다. 등산 바지에 활용되는 '쉘러'는 땀을 빨리 흡수해 말리는 것은 기본이고, 오염 방지까지 가능한 기능성 소재다. 최근에는 산을 오를 때 다리 보폭이 위아래로 커지는 점을 고려, 바지의 밑위 길이를 짧게 만드는 디자인이 유행한다.
산행의 필수 장비인 등산화의 경우 신발 속으로 물이나 흙 같은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비밀이 안감에 숨어있다. 등산화 안감은 일반 신발보다 재봉선을 짧게 처리, 일체형으로 디자인돼 있다.
방수성도 높아지고, 신발 바깥쪽 틈새로 파고드는 이물질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오랜 산행의 피로감을 덜기 위해서는 신발의 무게를 줄이는 것도 관건이다. 등산재킷에 주로 사용되는 고어텍스 소재를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올 봄 어떤 등산복을 고르면 좋을까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라푸마 등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가 올 봄 선보인 등산의류의 특징은 도심에서 입어도 될 정도로 멋스러워졌다는 점이다. 포인트컬러로나 쓰이던 빨강 핑크 노랑 녹색 등이 과감하게 사용되고, 허리나 소매가 몸에 달라붙는 스타일로 날씬한 실루엣을 강조하며 패션을 강조되는 추세다.
코오롱스포츠가 세계 3대 디자이너로 불리는 아릭 레비와 손잡고 지난달 선보인 '트랜지션' 라인은 평상복으로도 적합한 제품이다. 봉제선을 없애 가볍고 기능성이 있으면서도 단순하고 절제된 디자인으로 세련미를 살렸다.
등산 고수들에게는 히말라야원정대의 현장테스트를 거쳐 고기능성 원단과 입체패턴으로 기능성을 강조한 전문가형 익스트림라인이 호평을 받는다. 고어텍스 재킷은 42만~65만원, 바지는 20만원선, 셔츠는 16만5,000원선이다.
라푸마도 밝은 원색으로 패션성을 살린 옷들을 출시했다. 움직임이 많은 소매나 바지에 신축성 소재를 덧대면서 색상에 변화를 주었다. 홑겹 팩라이트고어텍스 재킷이 40만원대, 조끼 10만원대, 로우컷 등산화는 15만원대에 나와있다.
20~30대 젊은이들에게는 스포티하고 캐주얼한 느낌을 주는 코오롱스포츠 팀버랜드의 '소프트 아웃도어'가 적당하다. 고어텍스 재킷 19만6,000원, 기본형 바지 9만8,000원 선이다.
등산화부터 고어텍스 재킷까지 고기능성으로 갖추려면 60만, 70만원은 족히 깨진다. 라푸마 강석권 디자이너는 "1박 이상의 등산에는 기능성 제품을 준비해야 하지만 가벼운 산행에는 고기능성 등산복을 완벽하게 갖출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싼 값에 살 수 있는 기획전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롯데마트는 11일까지 '봄맞이 아웃도어 기획전'을 진행하고, 롯데백화점도 잠실점(8일까지), 분당점ㆍ인천점(9~15일)에서 아웃도어 의류를 40~50% 할인 판매하는 특집전을 연다. 코오롱스포츠는 15일까지 20만원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트랜지션라인의 티셔츠나 카고백 중 하나를 선물로 증정한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