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류 도시’ 마카오가 카지노를 타고 날아가고 있다. 카지노 산업의 대호황에 힘입어 1인당 국민소득이 홍콩을 추월한데 이어 도박의 본거지로 꼽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도박도시로 급부상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홍콩의 변두리에서 중국 대륙의 최고 캐시 카우로 변신을 했다.
마카오 정부는 3일 마카오 내 22개 카지노의 2006년 매출액이 지난해 보다 22% 신장한 72억 달러로, 40개의 카지노를 거느린 라스베이거스(66억달러)를 추월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마카오가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라스베이거스를 앞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도박 사업의 성장은 마카오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어 도시 전체의 GDP는 16.6% 성장했고, 1인당 GDP도 홍콩(2만7,641달러)을 추월해 2만8,436달러를 기록했다.
마카오 도박산업 성장은 도박 사업 독점체제를 경쟁 체제로 전환하면서 시작됐다. 1999년 포르투갈로부터 마카오를 돌려받은 중국 정부는 2001년 16개 카지노 체인을 소유한 도박왕 스탠리 호의 독점권을 박탈하고 도박사업을 개방했다. 이후 봇물이 터진 듯 250억 달러 이상의 미국, 호주, 홍콩 호텔 및 도박 자본이 유입됐다.
2004년 라스베이거스 샌즈가 객실 600실 규모의 호텔 및 도박장 샌즈 마카오를 연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스티브 윈 리조트 마카오가 카지노 영업을 시작했다.
라스베이거스의 대표적 자본인 MGM도 올 9월 도박장을 개설이다. 래플즈, 포 시즌즈, 힐튼 페어몬트 등 세계 유명 호텔도 도박장을 갖춘 호텔을 건설중이다. 호주 자본으로는 크라운 카지노가, 홍콩 자본으로는 갤럭시가 성업중이다. 독점력을 잃은 스탠리 호도 리스보아 그랜드를 대대적으로 새 단장하고 수성에 나섰다.
경쟁 체제를 도입한 이후 마카오 토착자본과 외자가 함께 과실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양 자본간의 사활을 건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박 자본은 각종 리조트를 건설하면서 ‘마카오는 도박만 하는 도시’라는 이미지도 바꿨다. 라스베이거스처럼 도박을 즐기면서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 마카오를 가꾸면서 관광객은 지난해 처음 2,000만명을 돌파, 2,190만명에 달했다.
2000년의 916만명에 비해 배이상 늘었다. 또 2008~2010년 마카오에서 개최될 예정인 국제회의와 전시회는 이미 500개를 넘어설 정도다. 경제 호황은 20세기 말 20%에 육박하던 실업률을 3.2%로 낮추었다.
카지노산업 분석가인 조나단 갈비즈는 “마카오 도박 산업의 성장은 이제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며 마카오의 지속적인 고도 성장을 예측했다.
소득이 높아지는 중국이라는 거대 배후 지역, 아시아 갑부들을 유인할 지리적 이점 등 성장을 뒷받침할 동력이 많기 때문이다. 마카오의 카지노 이용자수는 아직 라스베이거스에 못 미치지만 테이블당 하루 평균 판돈이 1만달러로 라스베이거스(2,600달러)의 4배에 달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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