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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학’의 오정해 “한국적 이미지 담은 작품 많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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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학’의 오정해 “한국적 이미지 담은 작품 많이 나왔으면”

입력
2007.04.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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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공백을 깨고 <천년학> 에서 주연을 맡은 오정해(36)는 임권택 감독의 딸이나 다름없다. 임 감독도 소리를 영상으로 옮길 때면 그녀가 생각나는 모양이다.

오정해 역시 임 감독의 부름만으로 6년 동안 진행해온 국악프로그램을 선뜻 그만두고 영화에만 매달리는 것으로 화답했다. “영화를 계속하고 싶었는데, 불러주는 이가 없더라고요. 한국적인 이미지를 담은 작품이 별로 없으니 제 몫도 줄어든 것이겠죠.”

오정해는 <천년학> 을 소리로 사랑을 노래한 또 하나의 <서편제> 라고 표현했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매화처럼, 장단에 맞춰 그녀는 소리로 애달픈 사랑을 이야기했다. “송화로 돌아간 모습이 너무 반가웠어요.”

10년 세월은 오정해를 많이 변하게 만들었다. 결혼하고 초등학생인 열 한 살짜리 아들을 둔 어머니가 됐다. 그 동안 라디오DJ, 대학 강단, 공연 무대를 오가면서 한국의 소리를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태백산맥> 으로 데뷔할 때가 스물 두 살이었어요. 나이가 드니까 좋은 것도 있어요. 편안하고 차분하게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오정해는 <축제> 까지 3편의 영화에 출연했을 뿐이다. 모두 임 감독 작품이다. “저는 배우이기 전에 국악인이라고 생각해요. 소리 자체를 아끼고 사랑해요. 소리가 대중들로부터 멀어진다는 생각에 젊을 때 한가지라도 더 열심히 하게 되요.”

그 열정이 <천년학> 에도 그대로 녹았다. “영화 촬영 내내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했어요. 예전에는 앞만 보고 달렸는데, 이젠 과정도 소중하다는 걸 느꼈죠. 촬영이 끝나면 얼마나 아쉬울까, 그 생각을 하느라 매 순간마다 제 기억에 담아두려고 노력했어요.”

오정해의 꿈은 <천년학> 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우리 영화, 우리 문화, 그리고 우리 소리를 알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최근 들어 국악의 자료를 정리하고 다른 음악과 어떻게 접목시킬지 고민에 빠진 것도 그 이유에서다.

고규대 기자 en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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