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 지지성향의 전직 중견 언론인 모임인 ‘2007 세종로포럼’이 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한나라당의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쓴 소리가 쏟아졌다. 당 전체가 대세론에 빠져 집안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이 전 시장은 “쓴소리 단소리 다 듣고 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석연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는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60~70%의 지지율은 좌파정권이 10년 간 이어진 데 대한 반사이익인데 이것이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착시현상이 당 내에서 일반화하고 있다”며 “경선 승리에 환호하는 것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의 도박장에서 게임에 이겼다고 좋아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한미 FTA 타결로 노무현 정권이 그간의 실정을 상당 부분 만회한 데 이어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 북미 접근, 남북정상회담설 등으로 한나라당의 입지는 축소되고 있다”면서 “범여권이 재정비에 나서면 대선판도의 틀이 바뀌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좌파 진영의 후보는 선거 막판에 극적으로 단일화할 것”이라며 “상대 후보로 좌파가 아닌 좌파의 지지를 받는 ‘우파 포퓰리스트’나 ‘중도 기회주의자’가 나서면서 갈등을 만들고 편가르기를 해 승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두 주자는 파벌 형성을 경계하고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당내 의원들에 대해서는 “의원들은 재선 3선 등에만 관심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조중빈 국민대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이념과 지역보다 인물싸움이 가장 중요하다”며 “믿을 수 있는 새 사람의 이미지로 수도권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또 당의 이미지와 관련, “당을 바꾸려 하지말고 인재를 끌어 모아 국민에게 사람이 바뀌었으니 믿어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박희태, 정두언, 주호영, 정종복, 공성진, 진수희 의원 등 이 전 시장측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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