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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 전 사장, 한국 경험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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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 전 사장, 한국 경험 책으로

입력
2007.04.0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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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라일리(58) 전 GM대우 사장이 벼랑 끝에 몰렸던 GM대우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4년간의 숨막혔던 경험을 담은 회고록 (한스미디어 발행)을 펴냈다.

외환위기 이후 퇴출 위기에 몰렸던 대우자동차를 인수, 2002년 GM대우 초대 사장으로 부임한 라일리 사장은 한국적 관행을 존중하는 특유의 친화적 경영으로 회사를 조기에 정상화시켰으며, 지난해 7월 GM그룹 아시아태평양본부 사장으로 승진해 중국 상하이(上海)로 떠났다.

그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쁜 업무로 시간이 부족해 힘들기도 했지만, GM대우에서 이룬 성공 뿐 아니라 성공 이면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어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책에서 대우자동차 인수 협상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도착했을 때부터 부도 위기의 GM대우를 흑자 기업으로 바꿔놓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라일리 사장은 특히 성공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노조원들과 축구를 함께 하고, 소주잔을 기울였던 그는 부임 3년 만에 정리해고자 중 희망자 전원을 복직시켰고, 한국을 떠날 때 노조로부터 ‘당신을 언제나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감사패를 받았다.

그는 노사 관계에 있어서는 경영진이 더 많이 양보해야 한다는 ‘80대20 이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흔히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합의에 이르려면 50%씩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경영진은 더 많은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80%를 양보해야 합니다. 나머지 20%는 노조가 양보하는 것이죠. 노조를 상대로 이기려 해서는 안됩니다.”

한국 기업 문화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강점으로는 높은 목표를 세우고 그를 위해 매진하는 것, 높은 직업 윤리 의식, 높은 교육ㆍ기술 수준, 개인 이익보다 조직을 우선시하는 성향 등을 꼽았다. 반면 충분한 분석 없이 결정을 서두르는 ‘빨리빨리’ 문화,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 않고 덮어두는 경향은 약점이라고 말했다.

책에서 “민족주의와 반미감정은 한국이 세계 경제의 주류로 나서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라일리 사장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해서도 “당장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결국은 모두 이기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책의 제목은 그가 출연한 TV 광고의 카피 ‘우리들의 열정으로’에서 따온 것이다. 라일리 사장은 “GM대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말해주는 단어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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