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실전 면접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취업의 해법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1일 '2007 취업대비 무료 영어 인터뷰' 행사가 열린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 한양종합기술연구동(HIT) 6층 국제회의실. 인터뷰가 시작되기 30분전부터 취업 준비생이 속속 몰려들면서 열기로 가득 찼다.
취업을 본격 준비하는 졸업반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구직의 돌파구를 영어 면접에서 찾겠다며 도전장을 던진 '취업 재수생'과 외국 대학을 졸업한 '해외파'들도 눈에 띄었다.
지원 동기는 각자 달랐지만 700여명의 참가자들은 “실전 면접을 통해 살아있는 경험을 얻게 됐다”“며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모두 4단계의 관문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영어 인터뷰를 소화했다. 첫 단계는 원어민 강사와 한국인 강사 2인 1조 구성된 면접관의 일반 인터뷰. 1인당 10분 가까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질문에 참가자들은 진땀을 흘렸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평소 익숙했던 내용인데도 일부 참가자들은 입을 쉽게 떼지 못했다. 면접관들이 대답의 핵심을 요구한 탓이다. 한 참가자는 "실제 면접에서도 이런 식으로 한다고 생각하니 더욱 긴장이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에는 면접관들의 냉정한 평가가 뒤따랐다. 일종의 채점표인 개인 평가서(evaluation)를 손에 쥔 지원자들 사이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K대 국제경영학과 3학년생인 김민정(22ㆍ여)씨는 "Don't be shy. Have confidence! (부끄러워 하지 말고 자신있게 말할 것)"이라고 적힌 평가서를 받았다. 김씨는 "영어만큼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면접관의 파고들기식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며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최종 관문인 ‘영어 집단 토론과 프리젠테이션’은 "가장 까다로웠지만 가장 도움이 됐던 단계"라는 참가자들의 공통된 평가가 따랐다. 참가자들은 5, 6명이 한 팀이 돼 한가지 주제를 놓고 토론하고 영어로 발표문을 만든 다음 다른 조 참가자들 앞에서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내야 했다.
심사에서 살아남은 팀은 다시 ‘개별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최후의 승자를 가렸다. 국내 기업 취업을 고려중인 류화정(23ㆍ미국 버지니아주립대 4ㆍ여)씨는 "영어구사 능력뿐 아니라 생각을 다듬는 과정도 영어 면접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깨달은 게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면접관으로 참여한 브라이언 윈슨 잉글리쉬 채널 영어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눈길을 피하거나 땅만 쳐다보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면접에 임하는 지원자들이 의외로 많았다"며 "모른다고 포기하기 보다 손짓, 눈 맞춤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사는 한국일보사와 1대1 영어회화 전문회사인 ㈜잉글리쉬 채널이 취업의 필수관문이 된 영어 면접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서울대에서 처음 열었고, 이번이 두번째다.
김이삭 기자 @hk.co.kr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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