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 FTA 한국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한미 FTA 타결 결과에 대해 각각 자국의 등급 표시로 ‘수(秀)’‘A+’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섬유 분야에서 얻은 것이 적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우리가 농업의 민감성을 주장한 것처럼 미국도 섬유의 민감함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섬유와 농업 분야가 연계 처리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특히 커틀러 대표는 “한국이 뼈 있는 쇠고기를 즉시 수입하는지 지켜보겠다”며 우회적인 압박을 계속했다.
◈ 김종훈 대표
_협상결과에 점수를 준다면.
“함께 열심히 일했다. ‘수’를 주고 싶다. 양국 모두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 국가로 세계 무역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다. 상품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경우가 9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개방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였다. 여러 각 분야의 시장 개방을 상호 약속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_자동차는 그랜저 등 주요 수출 품목이 포함되지 않은 3000㏄이하에서만 관세 즉시 철폐를 얻었고, 섬유 분야도 얻은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전반적으로 협상 결과가 양측에 크게 이익이 된다고 자평한다. 우리가 미국에 연간 100억 달러 가까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데, 이중 3000㏄ 이하가 65억 달러를 차지한다. 섬유는 우리 측의 농업과 직접 연계된 사안은 아니었으나, 우리가 농업의 민감성을 주장한 만큼 상대쪽의 민감성도 인정하면서 협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윈-윈’의 결과를 지향하면서도 상호 민감성에 대해서는 존중의 자세를 견지하며 협상을 해온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_자동차 분야에서 신속분쟁절차를 도입한 것은 문제 아닌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우리 비관세 장벽을 개선한다는 약속을 했다. 상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 분쟁 해결 절차를 마련하기로 한 것인데, 신속분쟁해결 절차는 보통보다 더 분쟁해결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협정상의 위반이 있다고 결정되면 그 위반에 대해 어떤 형태의 보복을 하게 돼있다. 그 보복 방법을 개방을 없던 일로 하고 다시 관세 부과를 원상 복구하는 형태로 하기로 했다. 양쪽에 상호 적용된다.”
_섬유 분야에서 사전 고지 없이 현장 조사를 하게 한 것은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지 않나.
“(중국산 등의) 우회수출 범죄가 의심될 때 도주나 증거인멸이 우려되면 사전통보 없이 현장 검사를 하도록 하자는 제의가 있었다. 하지만 도주와 증거인멸의 증거가 확실한 경우라고 해도 조사 받는 사람의 허가 없이는 방문하고자 하는 지역에 들어갈 수 없도록 했다. 다른 국가간, 관세 당국간 협력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는 사안이다.”
◈ 웬디 커틀러 대표
_협상결과에 점수를 준다면.
“A+다. 최첨단 내용이 담겨있다.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환경과 노동 보호 의미까지 포함됐다. 상품시장 접근에 있어서도 많은 것을 성취했다. 한미 양국에 혜택이 되는 고품질의 협정을 이룬 것이 자랑스럽다.”
_미국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왜 바뀌었나.
“협정 내용에는 역외가공무역지대에 대한 것이 있다. 이를 한국과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명확한 대답 회피)
_(뼛조각을 포함한) 쇠고기 시장 재개방을 강조했는데, 이번 협상에서 한국 측의 확약은 받았나.
“쇠고기 검역 문제는 FTA와는 별도였다. 한미 FTA의 틀 안에서 적절한 수준의 시장 개방, 40% 관세를 15년 내에 철폐한다는 것을 합의했다. 다음 달 국제수역사무국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 등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 한국 측이 즉각 개방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에) 재진입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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