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난징(南京)까지 연결된 왕복 8차선 후닝고속도로. 상하이 푸둥(浦東) 공항을 나와 후닝고속도로를 이용해 160km 가량 떨어진 쑤저우(蘇州) 공업 단지까지 도착하는 동안 차창 밖에선 포크레인과 타워크레인 등 중장비들이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1시간30분만에 도착한 쑤저우공단은‘첨단 산업의 메카’로 떠오른 공단답게 현대식 고층 빌딩과 말끔하게 정리된 산책로 등 자연 친화형 조경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는 삼성전자의 중국 법인인 삼성반도체쑤저우유한공사(SESS)가 자리잡고 있다. SESS는 반도체 회로를 새겨넣지 않은 실리콘 판(웨이퍼)을 국내에서 들여와 모듈 조립과 포장 등 후공정을 맡게 된다. 웨이퍼 등 반도체 생산의 핵심 공정은 국내의 기흥과 화성, 미국 오스틴 지역에서 담당한다. SESS에는 19명의 주재원을 포함해 총 3,500명의 직원들이 월 9,300만개의 단위칩(컴포넌트)을 생산하고 있다.
방정호 법인장은 월례회의를 중국어로 주재할 만큼 현지화를 중시하고 있다. 그는“직원들에게 주인정신을 갖게 하는 것이 현지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라며“이것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법인은 사원들에게 신뢰와 자부심, 재미를 갖게 하자는 취지 아래 2003년부터‘훌륭한 일터 만들기’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인 직원들도 능력과 자질만 갖추면 누구나 승진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부장으로 승진한 제학군(39, 齊學宭) 제조 3팀장은“삼성반도체 쑤저우공장은 최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면서 다른 회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며 “회사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 법인장은 “쑤저우반도체공장에서 2010년까지 총 55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투자를 늘려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쑤저우(중국)=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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