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 대선을 향한 경쟁이 조기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유력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영향력 있는 인사나 단체들에 대한 ‘줄 세우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지난 24일 톰 빌삭 전 아이오와 주지사의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첫 테이프를 끊었다. 본인 스스로 대선 도전을 선언하기도 했던 빌삭 전 지사는 지난달 23일 자금동원력 부족을 자인하며 출마 포기로 돌아선 뒤 지지후보를 물색해 왔다.
빌삭 전 지사의 지지선언에는 힐러리 의원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오와주는 민주당 당내 예비경선 과정에서 최초로 당원대회가 열리는 곳이어서 초반 기선제압을 위해서는 놓쳐서는 안 되는 지역이다.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 의원은 또 미 최대 여성운동단체인 ‘전미여성기구(NOW)’의 공식 지지를 얻어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NOW의 킴 캔디 회장은 28일 “힐러리 의원 지지는 미 전역의 여성 인권운동가들에게 활력을 줄 것”이라며 곧 힐러리 의원 지지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에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선두를 다투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경제ㆍ재계에서 무시못할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는 포브스지 회장 스티브 포브스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자신이 시작으로 재직할 당시인 1996년에 대권에 도전했던 경력을 갖고 있는 포브스 회장이 과거 경쟁자에서 우군으로 돌아섬으로써 줄리아니 전 시장은 정치자금 모금 등에서 상당한 도움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포브스 회장의 지지를 얻는 과정에서 줄리아니 전 시장은 자신의 소신을 꺾고 포브스 회장이 주장해온 단일세율에 의한 일률과세 정책에 대한 찬성의사를 밝힘으로써 모종의 정치적 거래를 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힐러리 의원이 여성단체의 지지를 확보하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향해 달리고 있는 민주당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은 이에 질세라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의 지지선언으로 맞불을 놓았다. 지난 84년과 8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도 나섰던 잭슨 목사는 29일 언론과의 회견에서 “내 표는 오바마 의원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의원은 성명을 통해 “내 친구 잭슨의 지지를 얻어 자랑스럽다”면서 “과거 잭슨 목사 같은 인물이 후보 경선에 참가했기 때문에 오늘날 내가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기회를 가졌다”고 화답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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