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국회의원은 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본보가 건설교통부와 국민은행, 현지 부동산업체 등을 통해 실거래가를 조사한 결과 의원들이 이 지역에 보유한 아파트 시세는 총 1,297억원에 이르렀다. 평균은 15억2,000만원으로 신고가격 평균(8억7,000만원)의 거의 2배였다.
버블세븐에서도 가장 비싼 아파트는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이 보유한 서초구 서초동 H아파트였다. 공시가격만 22억원이고 시세는 34억2,000만원에 달했다.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의 강남구 도곡동 T아파트는 공시가격 15억1,100만원, 시세는 28억~30억원을 호가했다.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이 강남구 대치동에 보유한 60평대 아파트도 30억원대였다. 김 의원이 1996년 최초 재산신고를 할 때에는 4억500만원이었다. 같은 당 김덕룡 진영 의원과 국민중심당 신국환 의원, 우리당 홍창선 의원 등도 시세가 25억원을 넘는 아파트 소유자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의원들이 소유한 강남권 노른자위 아파트는 최근 10억원 이상 값이 오른 것도 확인됐다.
버블 세븐 지역에 2채 이상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 의원은 7명이었다. 한나라당 심재엽(강원 강릉) 유승민(대구 동을) 윤건영(비례대표) 이해봉(대구 달서을) 최병국(울산 남갑) 의원과 열린우리당 정동채(광주 서을) 무소속 이계안(서울 동작을) 의원이 강남 서초 분당 일대에 모두 2채 이상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버블세븐 지역이 자신의 지역구인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이해봉 의원은 서초구 반포동에 각각 24억원, 12억5,000만원짜리 아파트 2개를 갖고 있었고, 우리당 정동채 의원은 서초구 서초2동에 자신과 부인 명의 아파트를 2채 보유한 상태다.
보유 아파트는 1채이지만, 버블세븐 지역에 다른 부동산을 보유한 의원도 있었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서초구 서초동에 배우자 명의 26억원짜리 아파트와 공시가격 29억원인 2층 양옥주택을, 부산 지역구에 아파트와 2층짜리 주택을 갖고 있는 집 부자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강남구 논현동 주택을 비롯해 자신 명의로 집을 4채나 갖고 있었다.
같은 당 박희태 의원은 강남과 용인 일대에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임야와 대지 4건, 상가와 주택 4건을 보유 중이다. 우리당 심재덕 의원도 용인 일대에 부동산 7건을 소유 중이라고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버블세븐 지역에서 아파트를 매매한 의원은 8명이었다. 통합신당모임 이근식 의원은 송파구 송파동 아파트를 10억500만원에,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압구정동 아파트를 13억2,000만원에 팔았다. 우리당 김재홍 의원은 지난해 8월 서초구 반포동에서 15억원대 아파트를 팔고 인근에 18억원 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 우리당 정봉주 의원은 배우자 명의의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를 2억7,900만원에 팔았다고 신고했고,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송파구에 새로 아파트를 장만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 일대에 최소 2, 3년전부터 아파트를 갖고 있다 지난해 팔았다면 수억원의 이익을 챙겼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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