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먼저 소리를 내는 악기는? 정답은 오보에다. 연주 전 오보에 연주자가 A음을 불면 모든 악기들이 여기에 맞춰 튜닝을 한다. 온도나 습도 등 환경에 따라 변화가 큰 다른 악기에 비해 가장 안정적인 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가 내는 아름다운 화음은 오보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오보에 연주자 이윤정(36ㆍ수원시향 수석)이 오보에를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를 따라 음악회에 갔는데 다른 악기들이 오보에에 음을 맞추더군요. 오케스트라의 기준이 되는 오보에에 흥미를 느꼈죠.”
많은 사람들이 영화 <미션> 의 삽입곡 <가브리엘의 오보에> 를 통해 오보에의 아름다운 음색을 기억하지만, 정작 오보에를 연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취미용 플루트나 클라리넷은 수십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지만, 오보에는 100만원을 훌쩍 넘길 만큼 가격이 비싸다. 또 리드(Reed)를 일일이 깎아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선뜻 시작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전공생의 숫자도 상대적으로 적고, 전문 연주자는 더더욱 없다. 가브리엘의> 미션>
서울대 음대를 거쳐 줄리어드 음대에서 한국인 최초로 목관 악기 석사 학위를 받은 이윤정은 요즘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오보이스트다.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보에 음반을 냈고, 윤이상의 오보에 협주곡을 초연하는 등 레퍼토리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다음달 3일 호암아트홀에서 여는 리사이틀에서도 마르티누의 <오보에, 바이올린,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4중주> 와 쾨슐랭의 <피아노와 오보에를 위한 소나타 op.58> 을 국내 초연한다. 특히 쾨슐랭의 곡은 연주 시간이 30분에 달하는 대곡으로 엄청난 기교와 실력을 요구한다. 보통 오보에 소나타의 길이는 10~15분 정도. 이윤정은 “큰 모험이기도 하지만 오보에의 서정성과 뾰족하고 날카로운 소리를 모두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 꼭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피아노와> 오보에,>
이윤정은 올해 오보에를 중심으로 한 실내악곡과 오보에 협주곡을 담은 두 번째 음반을 낼 계획이다. 첫 음반 <오보에 프렌치 소나타> 를 20세기 레퍼토리로 채웠던 이윤정은 “대중적인 곡으로 가자는 음반사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정통을 고집했더니 많이 안 팔린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 이번에는 대중적인 음악을 담냐”는 질문에 그는 “한 번만 더 해보구요”라고 답했다. “하나라도 레퍼토리를 늘리는 것이 오보에의 길을 넓히는 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02)751-9607 오보에>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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